경영진은 예산·인력 지원

코오롱인더스트리 울산공장은 석유수지 제조 사업장이다. 화학공장이 밀집한 울산 석유화학공업단지 내에 자리잡은 공장은 2002년 2월 12일 이후 단 1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는 무재해 사업장이다.

이런 성과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구성원들 사이에 문화로 자리잡은 안전의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안전수칙이다. 사업장 대부분은 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안전수칙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코오롱의 규칙은 회사가 정한 일방적 지시사항이 아니라 직원들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르다. 무재해 16년을 달성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발전한 자율안전보건 체제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계기로 전사원 대상 안전수칙 설문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가 'Safety Golden Rules'이다. 이상근 환경안전실장은 "직원들이 현장에서 느낀 것들을 모은 것이라 문구가 좀 거칠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항목들이 포함됐다"면서 "규칙이 결정된 후 전 직원이 연명서명을 하고 사원증 뒷면에까지 꽂아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울산공장 경영진도 '항구적 무재해 무사고 사업장 구축'을 안전경영 방침으로 삼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공장 경영진 포함 105명이 근무하는 이 공장의 안전보건담당자는 11명으로 10%가 넘는다.

이 공장은 연간 50억원의 안전예산을 바탕으로 산재예방을 위한 장비를 완벽히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안경이다. 울산공장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공장장 등 전직원에게 보안경을 지급했다. 안경을 착용하는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편함을 호소하자 도수가 있는 보안경을 맞춤 제작해 지급했다. 이 실장은 "직원들 스스로 재해를 예방하는 안전문화가 무재해의 배경이지만 경영진의 관심과 의지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공장 입구 플랜카드에는 품질보다 안전이 맨앞에 적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공장은 매월 4일을 'Safety day'로 지정해 출·퇴근시 안전캠페인을 벌이고 노사합동 안전점검을 한다. 또 위험요소를 발굴해 제거하는 위험예지훈련경진대회, 화재 진압능력 등 위기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소방기술경진대회, 환경안전지식과 PSM 이행수준을 높이는 퀴즈대회 등을 2000년 이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일회성이 아닌 다양한 활동은 공장 구성원들에게 산재예방활동을 문화로 자리잡게했다.

[관련기사]
[산업재해 사망사고 절반으로 줄이자│③ 해마다 화학사고로 80여명 사망] 노후 생산시설, 대형사고 위험 노출
산단 사고 감소하는데 사망자 늘어

한남진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