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한국 비판

탈석탄 정책 역행 지적

지난해 우리나라 유연탄 수입량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세계 석탄소비 증가세를 주도하는 국가로 지목되면서 최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탈 석탄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9일 국내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연탄 수입량은 1억3152만톤으로, 전년 세웠던 역대 최고 기록(1억3146만톤)을 또다시 경신했다. 2016년 수입량 1억1847만톤보다 11.0% 늘어난 규모다.

수입액은 2017년 134억8000만달러보다 8.7% 늘어난 약 146억5000달러에 달해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유연탄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봄철 석탄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 등 '탈 석탄' 정책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효과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 석탄발전량은 238TWh로, 2016년 214TWh보다 11.2% 늘었다. 지난해 에너지원별 발전량 가운데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43.6%, 2분기 39.4%, 3분기 43.8%, 4분기 40.4%에 달했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서도 2017년 한국의 석탄 소비량은 약 1억5000만톤으로, 전년보다 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보스포럼은 이 통계를 근거로 한국을 중국 인도 러시아 등과 함께 세계 석탄 수요 증가세를 견인하는 국가로 지목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사회 이슈로 부상하면서 정부가 여러가지 대책을 내놨지만 석탄 발전량을 낮추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일본의 대표적인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석탄광 사업뿐만 아니라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에 앞서 다이치 생명보험, 스미모토 미쓰이 은행, 마루베니 종합상사, 미쓰비시 등 다른 굴지의 일본 기업들도 석탄 투자철회를 발표한 바 있다.

팀 버클리 호주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에너지 금융 국장은 "이번 이토추상사의 결정은 일본이 석탄 금융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공개적인 선언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이재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