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보 2승, 위기딛고 새동력

한국당 2승, 황교안체제 안착

1승1패, 전국 파장 잔잔할듯

4.3 보궐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21일 시작돼 13일간 펼쳐진다. 국회의원 선거구는 경남 두곳에 불과하지만 결과에 따라 정국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두곳에서 새 국회의원이 탄생한다. 창원·성산은 한국당이 강세를 보이는 경남에 속해 있지만, 창원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노조의 입김이 강한 편이라 진보세가 만만치않다.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당선됐을 정도다. 이번 선거에서도 한국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이 25일까지 범진보후보 단일화를 추진키로 해 성사여부에 따라 각축이 예상된다. 통영·고성은 민주당 양문석 후보와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경쟁 중이다.

여야는 4.3 보궐선거가 두곳에 불과하지만 정치적 파장이 적잖을 것으로 보고, 당력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8일 통영·고성에서 현장최고위원회를 연 데 이어 선거기간 동안 선거구에서 현장간담회와 지원유세를 연다. 다만 민주당 후보의 상대적 약세를 의식한 탓인지 선거의 정치적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달 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자신의 연착륙 여부가 선거에 달렸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뛴다.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창원에서 아침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온종일 선거구 두곳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창원 시내 원룸에 머물면서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4.3 보궐선거에 다거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4.3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이 흔들릴 것으로 본다. 만약 한국당이 2승을 거둔다면 정치신인인 황 대표는 연착륙하면서 당내 리더십이 공고해질 전망이다. 문재인정부의 경제·안보가 흔들리면서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는 한국당으로선 당 지지율이 추가상승할 동력도 바랄 수 있다. 패스트트랙 대치정국에서 고지 선점도 기대된다.

반면 범진보진영이 2승을 거둔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황교안체제는 급격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북미회담 결렬 이후 닥친 위기를 넘어 새로운 국면을 모색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패스트트랙 대치정국의 주도권도 기대할 수 있다. 보수와 범진보가 1승1패를 거둔다면 선거 파장은 잔잔할 수 있다. 최수영 디아이덴티티 메시지전략연구소장은 "한국당이 2승을 거두면 정국을 주도할 동력을 얻겠지만, 당내 우경화 흐름이 더 탄력받으면서 외연확장이나 자기성찰 등의 계기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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