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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이희호 여사 애도 북 조문단 오나

DJ 서거때 통전부장 등 내려보내 … 남북대화 다시 이을 기회로 주목

등록 : 2019-06-11 11:34:01

2000년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19주년 기념일을 불과 닷새 앞두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함에 따라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여사의 장례식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이날부터 14일 오전 발인까지 5일간의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이희호 여사는 2000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을 뿐 아니라 보수정부 시절이던 2011년과 2015년 북한을 두차례 방문해 남북 화해협력을 되살리려 힘을 쏟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10일 향년 97세로 별세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2011년 12월 26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정일 위원장 시신에 조문한 뒤 상주이자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여기에 그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주요 남측 인사의 장례에 조문단을 파견했고, 이것이 단절된 남북대화를 다시 잇는 계기를 마련한 바 있어 조문단 파견 시 올 2월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북한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바로 다음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내고, 특사 조의방문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8월 21일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특사 조의방문단이 특별기로 서울에 도착했다.

조문단은 방한 첫날 조의를 표하고, 이틀째인 2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 남북고위급 회담을 했다. 김양건 부장은 현 장관과 면담에서 "북남관계가 시급히 개선돼야 된다"고 말했다. 23일에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문단으로 왔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특사의 역할까지 한 셈이다.

이번에도 북한이 중량급 인사가 포함된 조문단을 파견할 경우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발판이 될지 주목하는 이유다.

최근 정부가 북한과 대화 기회를 만들어내려 애를 쓰고 있어 조문단이 방남한다면 어떻게든 면담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사례와 비슷하게 진행된다면 북측 장금철 신임 통전부장이 조문단에 포함돼 우리측 카운터파트인 김연철 장관과 얼굴을 맞댈 수 있어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부재로 가능성은 낮지만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내려왔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포함될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특히 이 여사가 생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여준 예우를 고려하면 조문단 파견 가능성은 커 보인다.

이 여사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조문을 위해 2011년 12월 26일 육로로 북한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상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만난 첫 남한 인사였다. 당시 북한은 이 여사의 숙소로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사용한 백화원초대소를 제공하는 등 극진히 예우했다.

이 여사는 2015년 8월 김정은 위원장의 초대로 다시 북한을 방문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이 여사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당시 93세의 노구를 이끌고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찾았다. 하지만 3박 4일의 일정 동안 끝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이 여사도 방북 4개월 후인 2015년 12월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5주년 기념식에서 "15년 전처럼 남과 북이 왕래하고 대화하는 시대로 돌아갈 것을 호소한다"며 꽉 막힌 남북관계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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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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