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계적 합의" vs 미국 "합의 부정"

12월 관세 부과될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

1차 협상 위한 양국 정상회담 더 중요해져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미중 무역합의가 또다시 미궁에 빠졌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이 '미중 상호 관세 철폐 합의'를 부인하며 세계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반면, 미국은 어떤 것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함께 내년에 있을 미국 대선을 대비해 협상을 파국으로 이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무역협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부분적인 관세 철회를 희망하는 상황이지만 미국은 중국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적절한 거래가 아니라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은 12월로 예정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무역합의 1단계에서 최대한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라며 "미중 무역협상에 있어 기존 관세 철폐는 현 시점에서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관세 철회 관련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작년 부과된 250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여전히 유지된다는 점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에 있을 1단계 무역합의를 앞두고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최상의 시나리오로 "만일 9월 부과된 관세 철회 및 12월 부과되는 관세가 취소될 경우 글로벌 증시는 연말랠리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 가능성은 30% 수준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가능성을 60% 수준으로 보는 기본 시나리오로는 "9월 부과된 관세는 유지한 반면 12월 부과되는 관세가 연장될 경우"를 제시하며 이 경우엔 연말랠리 상승폭이 일정 정도 제한을 받을 것으로 봤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12월에도 관세가 부과되는 경우다. 이때 글로벌 증시 변동성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다. 가능성은 10% 수준으로 예상했다.

[관련기사]
미·중 무역협상 신중론 '부각 '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