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중반전 관전포인트

결선행 카드는 호남이 쥐고 있어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이 중반전에 들어갔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51.4%)을 확보했고, 이낙연 전 대표는 추격(31.0%) 중이다. 이 지사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느냐가 관건이다. 추석연휴 직후(25~26일) 20만명의 당원이 참여하는 호남권 경선이 큰 줄기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조기에 결정하자"는 이 지사측과,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후보여야 이긴다"는 이 전 대표측 공세가 팽팽하다. 추미애 전 장관의 선전과 정세균 전 총리의 경선후보 사퇴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민주당 대선경선 일정에서 충청권 경선, 1차 국민선거인 투표와 함께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분수령으로 꼽는다. 연고후보가 없는 충청권에서 과반득표에 성공한 이재명 지사는 대구·경북, 강원까지 4연승하며 과반 이상을 획득했다. 핵심 당원들의 표심이다. 민심과 한층 가까운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선 이재명에게 과반을 주고, 이낙연에겐 30% 이상 지지로 희망을 살려줬다. 대세를 인정하면서도 결선투표 가능성은 남겨놓은 것이다.

민주당 경선은 추석연후로 약 2주간 숨고르기 후 재개한다. 3대 포인트로 지목했던 호남이다. 1~2위간 표 차가 11만 3000여표인데 호남권 당원만 20만이 넘는다. 1~2위 순위바꿈은 어렵더라도 격차가 좁혀진다면 결선투표 가능성이 커진다. 역으로 이 지사의 과반득표율이 유지된다면 본선 직행 가능성이 높다. 호남 경선 이후 제주, 부산·울산·경남, 인천을 거쳐 2차 선거인단 투표 후 서울·경기 경선을 진행한다. 호남의 선택이 2차 선거인단 표심과 수도권 당원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전북출신인 정세균 전 총리가 경선중단을 선언했다. 대세론을 앞세운 이재명과 호남출신 이낙연의 대척점을 선명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지역정가에선 광주와 전남, 전북의 후보별 지지세가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고 보고, 이 지사가 호남에서 45% 이상을 획득할지에 주목한다. 누적득표율에서 과반을 넘겨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낙연 전 대표 입장에선 호남권 선전이 이후 순회경선의 동력과 직결돼 있다는 평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호남권 당원 표심은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경선 이후 화학적 결합에 대한 우려나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정치적 배려 등이 작용하지만 결국은 정권재창출에 누가 적합하냐로 모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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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박준규 광주 방국진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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