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교육환경도 낙후

기반시설 악화 악순환

경북 영양군은 섬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인구를 가진 지자체다. 면적은 815㎢로 서울의 1.3배이다. 86%정도가 임야다. 인구밀도는 ㎢당 20.2명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KOSIS)에 따르면 2011년말 인구는 1만8241명이었으나 2016년에는 1만7713명으로 줄어들었다. 2021년 말 기준으로는 1만6320명이다. 5년 단위로 1000여명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감소추세는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1960년대에는 7만명에 육박했고 2000년까지도 2만명대는 유지했다. 그러나 10년만인 2010년에는 1만8451명으로 2만명대도 무너졌다.

경북 영양군 영양읍 중심가. 평일인 11일 오후 인데도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영양 최세호 기자


인구수가 적다보니 생활기반시설(SOC)도 턱없이 부실하다. 악순환인 셈이다. 경북도가 분석한 생활SOC 자료에 따르면 종합병원은 당연히 없다. 요양병원도 없다. 일반병원과 일반의원이 1개씩 있다. 치과병의원 3곳, 한의원 2곳, 약국 4곳 등이 민간의료시설 전부다. 공중보건소(보건소, 지소, 진료소 포함) 14개가 사실상 영양군민의 의료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복지SOC 가운데 경로당은 163곳인 반면 어린이집은 4곳, 지역아동센터는 2곳 뿐이다. 문화체육SOC도 부실하긴 마찬가지다. 공연장은 1곳도 없으며 도서관과 박물관이 각각 1곳씩 있다.

얼마 전까지는 영화를 보려면 차로 1시간 거리의 안동시까지 가야 했다. 그나마 최근 작은 영화관 1곳이 생겼다. 2020년 5월 도넛 전문점 '던킨도너츠'가 개업한 것이 주민들 사이에 화제가 됐을 정도다. 전국단위 프랜차이즈 커피점은 3곳뿐이다. 편의점은 4곳이 있다. 교육기관은 초등학교 6곳, 분교 1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3곳이 있다.

그나마 5G는 경북 최고 오지를 칭하는 BYC(봉화·영양·청송) 가운데 가장 먼저 터졌다. 천문대, 밤하늘보호공원 일대에 5G 기지국이 설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비면 죽파리 등 일부 마을에는 여전히 휴대전화 통화가 어렵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오지답게 철도와 고속도로는 없다. 그나마 당진영덕고속도로가 2016년 12월 개통되면서 동청송·영양나들목이 생겨 청송 쪽을 통해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모든 도로는 1차선 또는 왕복 2차선뿐이다. 몇 해 TV프로그램에 신호등이 1개 밖에 없다는 내용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마저 교통량이 적어 점멸등으로 운영됐다. 지금은 입암면 우회도로와 흥구교 개통 등으로 신호등 3개가 설치돼 있다. 가장 가까운 철길은 영동선이다. 주민들은 대부분 1시간 넘게 걸리는 안동역에서 기차를 이용한다.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를 맞고 있지만 증가하는 것도 있다. 공무원과 예산이다. 공무원 수는 2018년 475명, 2019년 489명, 2020년 498명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군 예산도 2011년 2703억원, 2016년 2465억원, 2021년 3545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2019년까지 2000억원대를 유지하다 2020년부터 3000억원대로 늘었다.

다만 예산의 대부분은 교부금 등 이전재원이다. 2021년도 총 예산 3545억원 가운데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수입은 164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이전재원인 지방교부세와 조정교부금, 보조금 등으로 규모는 2470억원 정도다. 예산규모 대비 자체수입의 비율인 재정자립도는 5.78%다.

영양군 관계자는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병원이 부족하고 교육환경이 나빠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인구지킴이 민관공동체대응센터를 운영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인구감소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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