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대표 돌연 조사 거부

알선수재 혐의 입증 난항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암초를 만난 모습이다. 핵심 참고인인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돌연 경찰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돌아선 탓이다. 이 대표의 혐의 입증을 위해선 김 대표의 진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예정됐던 김 대표에 대한 3차 참고인 조사가 취소됐다. 갑작스런 사정이 생겨서라기 보단 김 대표의 심경 변화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경찰 조사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김 대표의 요청으로 21일 잡혔던 참고인 조사가 취소됐다"며 "김 대표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예정된 추가 조사 일정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김 대표는 2013년 이 대표에게 성 접대와 명절 선물 등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로 이와 별개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그동안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5일 참고인 조사를 받고 이 대표에 대한 접대 정황을 상세히 진술하는 등 경찰 수사에 협조해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13년 7월 11일과 8월 15일 대전 유성구에서 두 차례 성접대를 제공한 것을 포함해 2016년까지 20차례 접대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 식당 영수증과 KTX 결제 내역, 이 대표로부터 받았다는 '박근혜시계' 사진 등 접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도 제출했다.

3차 참고인 조사에서는 문제가 된 8월 15일 접대 상황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김 대표의 거부로 무산됐다.

김 대표가 갑작스레 경찰 조사를 거부한 이유는 명확치 않다. 문제는 김 대표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 대표의 혐의 입증을 위해 김 대표의 진술이 필요한 경찰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2015년 이후 접대과정에서 알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선 김 대표의 진술이 절대적인 까닭이다. 이 대표가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다 해도 대가가 명확치 않으면 처벌하기 어렵다.

김 대표가 계속 조사를 미룰 경우 경찰 수사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내용에 대해선 말해줄 수 없다"며 "참고인 조사를 완료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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