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와 부대, 공감대 형성해야" … "작은 변화가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주관하며 국방부가 후원하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이 2017년에도 순항 중이다.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군에서 체계적으로 독서를 하며 장병들 간 토론을 통해 소통하는 병영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시작됐다.

2017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250개 부대에서 1825회 진행되는 병사 대상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군간부 인문독서 강좌' '독(讀)한 북콘서트' '신병 독서지원 프로그램' '독서동아리 활동 지원' 등 다채로운 사업으로 구성된다.

내일신문은 2015~2016년에 걸쳐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현장을 취재, 독서하는 병영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기여해 왔다. 2017년에도 다양한 병영독서 현장을 취재, 소개한다.

 

'2017년 하반기 독서코칭 담당관 워크숍'에 참석한 담당관들의 기념사진. 사진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제공

 


"독서코칭 강사들은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책과 관련한 수업을 진행했고 병사들은 저도 모르게 자신들의 내면을 열었습니다. 피상적으로 서로를 알았던 것과 달리 독서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병사들은 서로 깊이가 다른 친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은 부대 운영을 하는 데 굉장히 긍정적 효과를 가져옵니다." (박 민 원사)

"도움병사, 배려병사, 일반병사를 조합해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독서코칭을 시행하고 난 이후 도움병사는 배려병사로, 배려병사는 일반병사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장병에게 마음을 다잡은 이유를 물은 적 있습니다. 그 장병은 '독서코칭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했다'고 말했습니다." (심현지 상사)

2017년 하반기 독서코칭 담당관 워크숍 에 참석한 담당관들. 사진 이의종

"저는 특이한 이력이 있습니다. 공군 부사관으로 전역을 하고 육군으로 왔습니다. 육군은 상대적으로 몸으로 하는 훈련이 많아 힘들었는데 독서코칭은 제 삶에 쉼표가 됐습니다. 아내와 아들에게 독서코칭 주제도서에 대해 설명하면서 함께 책에 대해 얘기하는 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장병들에게 소통과 공감을 얘기하던 제가 가정에서 소통을 이루게 됐습니다." (이용훈 중사)

5일 엘리시안강촌에서 개최된 '2017년 하반기 독서코칭 담당관 워크숍'(워크숍)에서 담당관들은 독서코칭 프로그램이 부대에 가져온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워크숍은 '나를 성장시키는 소통법'을 주제로 한 '인문강좌 터치&터치', '사례발표&객석 쌍방 토크'와 '현장이 힘이다'를 주제로 한 '토크 빅 이슈'로 이어졌다. 워크숍에는 200여명의 담당관들과 민승현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본부장, 이철환 작가,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등이 함께 했다.

담당관들은 독서코칭을 보다 알차게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궁금해 했다. 간혹 독서코칭 강사들이 강연식으로만 수업을 할 경우 장병들은 독서코칭을 '쉬는 시간'으로만 여기게 된다는 것.

5일 엘리시안강촌에서 2017년 하반기 독서코칭 담당관 워크숍 이 개최됐다.


이에 대해 김원호 독서코칭 강사는 "강사와 부대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나의 경우 책의 내용에 해당하는 자료와 동영상을 먼저 담당관에게 보내 장병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책 1권을 다 읽고 독서코칭 강의를 듣기는 쉽지 않지만 짧은 동영상을 보는 것은 대부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도현 중위는 "담당관으로서 원활한 교육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강사와 지속적으로 연락했다"면서 "빔프로젝트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준비하고 상품을 준비하는 등 강사와 병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워크숍에서는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활용해 부대 내 독서 열기를 더 높인 사례도 공유됐다.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마친 이후에도 독서코칭 강사와 강사 동료 등과 재능기부 협약을 맺은 사례는 그 중 하나였다. 아울러 책을 선정하는 방식, 독서코칭 프로그램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논의됐다.

이경진 대령(육군본부 인사행정관리과)은 "담당관의 노력으로 병사가 책을 더 읽음으로써 인성이 변화하고 창의성이 길러질 수 있다"면서 "이런 작은 변화가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채정 중령(국방부 정신전력문화정책과)은 "독서코칭 프로그램이 확대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군 생활에서 30~50%는 독서에 할애하는 병영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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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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