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장은 자본유출 가능성 없어" … 역전 폭 확대되면 유출 가능성 커져

0.50~0.75% 차이 정도가 '마지노선' … 한국은행 올해 1~2차례 금리인상할 듯

2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정책금리는 현재의 1.25~1.50%에서 1.50~1.75%로 0.25%p 인상됐다.

미국의 정책금리 상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50%)를 웃돌게 됐다. 한미 정책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자본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연준의 매파적 색채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연준 지도부는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했지만, 4차례 인상론의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2차례에서 3차례로 상향 조정했고, 2020년에는 2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최대 8번까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 0.25%p씩 인상을 가정하면, 2020년까지 미국 정책금리는 3.50~3.75%까지 2%p 높아지게 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2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FOMC 의사 결정문을 보면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내외금리가 역전됐는데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22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FOMC 결과와 영향을 점검했다.

고 차관은 "시중금리 상승에 대비해 가계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 차관은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투자자금 중 85%가 주식자금인데, 이는 국내 경기상황이나 기업실적에 따라 주로 움직인다"면서 "나머지 15%가 채권자금인데 이는 주요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들로 구성돼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한미간 금리차 0.50~0.75% 사이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8월 등 두 차례 역전됐다. 금리 차이가 0.75% 이상까지 벌어진 2006년 5~8월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9조8000억원으로, 이 기간 코스피는 9.5% 하락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여건도 더욱 까다로워졌다. 시장에서는 한은도 올해 1~2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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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백만호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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