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4.19혁명 세계화' 곳곳서 결실

세계4대혁명 추진·유네스코 등재도 탄력

"학생과 경찰이 대치한 점에서 프랑스 68혁명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많은 시민들이 죽고 다치고…."

18일 저녁 4.19혁명 국민문화제 2018 전야제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겸수 강북구청장 등이 민주횃불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1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 4.19혁명 국민문화제 전야제 행사장을 찾은 프랑스 유학생 얀 쿠에로니씨는 "슬픈 역사"라면서도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직전에 국립4.19민주묘지 참배를 마치고 4.19혁명 도화선이 됐던 대구 2.28민주운동과 마산 3.15의거 전시관을 둘러본 참이다.

서울 강북구가 4.19혁명 희생자를 기리고 후세까지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4.19혁명 국민문화제가 곳곳서 결실을 맺고 있다. 국민참여형 잔치를 넘어 4.19 가치를 지구촌에 알리는 '세계화'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강북구는 '그날의 함성, 하나된 희망의 빛'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 13일부터 '4.19혁명 국민문화제 2018'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 대학생들이 행사에 참여한 건 2016년 이후 세번째. 각종 학술자료집을 영문판으로 발간해 세계 각국 대학과 도서관에 전하는 동시에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학생 탐방단'을 꾸려 4.19혁명을 세계에 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날 동국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쿠에로니씨와 함께 고려대학교에 유학 중인 멕시코 미국 대학생 등 7명이 1960년 학생과 시민들이 주축이 돼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4.19혁명의 기억을 공유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프레드릭 캐리어(태평양세기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 시라큐스대학 연구교수와 마리오란주 리베라산 프랑스 파리7대학 교수가 4.19묘지에 참배하고 근현대사박물관을 둘러봤다. 강북구에서 국민문화제 문을 여는 행사로 마련한 4.19혁명 국제학술회의에 앞서 역사적 현장을 확인한 셈이다. 두 교수는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한국 민주화의 문화적 근간'과 '세계적 맥락에서 4.19혁명 정신과 한반도 미래'를 분석했다.

강북구는 4.19 세계화를 위해 세계 3대 시민혁명 발상지인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 석학을 초청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4.19혁명이 갖는 세계사적 의의를 논의하는 학술회의를 지난해부터 열고 있다. 박겸수 구청장은 "기초지자체에서 국제학술회의를 열어 세계사적 의미가 있는 혁명을 재조명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며 "그만큼 한국 민주주의가 성장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는 특히 근현대사기념관과 4.19묘지까지 방문, 외국 학자들이 4.19의 역사성을 새롭게 인식한 것 같다"며 "2년간 학술회의에 참여한 교수진이 위원회를 꾸려 학문과 현장을 융·복합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4.19혁명을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대혁명, 영국 명예혁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4대 시민혁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움직임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4.19민주혁명회 4.19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가 주축이 돼 '세계4대혁명 추진 1000만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인학 4.19혁명공로자회 회장은 "영국과 미국 프랑스 학계 대표가 동참을 선언했고 내년부터는 미국 보스턴 필라델피아, 프랑스 마르세유, 영국 런던 등 지자체와 정부가 참여하는 공동 기념식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유네스코에 4.19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신청도 접수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4.19혁명을 통해 이땅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렸고 오늘날 더없이 성숙한 시민의식 기틀이 됐다"며 "우리 민주주의 발전과정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만큼 4.19혁명 계승·발전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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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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