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겨울 방류로 피해 발생해

이후 민관협의로 관정 추가 개설

백제보 옆에는 수막재배를 하는 비닐하우스들이 많다. 2017년 11월 우리와 협의도 없이 백제보 수문을 여는 바람에 수박과 호박 등 작물이 얼어죽는 피해가 발생했다. 작년 6월부터 젊은 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농업용수 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우리가 요구한 것은 처음에는 '민관협의회 참여'였고, 그 다음 환경부와의 직접대화였다.

김영기 농민. 수막재배로 수박농사를 짓는다.

사대강조사평가위원회 인적구성이 교체되면서 대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위원들이 환경부 상부에 농민들 얘기를 전달했고, 환경부도 몇월 며칠까지 보 수문을 열어라가 아니라 농민들과 협의를 통해 개방하라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당시 우리는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농업용수 문제를 해결한 뒤 열어야 한다'며 '보 수문을 못 여는 문제에 대해 농민들 핑계를 대지 말라'고 요구했다. 사회적으로 수문 개방 요구가 강한데 농민들 때문에 못 연다고 하면 우리 농민들만 나쁜 놈 되는 거 아닌가?

그렇다고 농사용수에 부족한데 무작정 개방할 수는 없으니 농촌공사 차원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관정을 추가하는 공사를 해서 용수 문제를 해결한 뒤 수문을 열자고 했다. 그 뒤에 국민적 합의를 통해 수문 개방을 하든 말든 하자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경우 관정 16개를 추가로 굴착해 농업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했고, 물을 많이 쓰는 4월이 지나면 백제보를 완전개방할 것이다. 농민들이 모여서 백제보 개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번에 영산강 금강 5개 보 처리방안이 발표됐는데, 그 핵심 내용은 1)농업용수 문제 해결 후 보 개방 2)공주보 공도교 유지 등이다. 요즘 공주쪽에서 "농업용수 부족, 교통대책 없는 공주보 해체 반대" 등의 구호가 나오는 것은 억지라고 볼 수밖에 없다. 농업용수는 문제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것이고 공도교 역시 유지하겠다는 건데 도대체 무슨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인가?

언론들도 농민들이 반발하고 싸우는 장면만 취재하지 말고 농민과 정부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대화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요즘 농업용수 부족 얘기가 나오는 우성면 상서뜰의 경우, 상식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다. 공주보 열어놓은 지는 1년 반이 지났고, 현재 백제보는 만수위 상태다. 그런데 왜 이제와서 왜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만에 하나 상서뜰의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면 우리 백제보 민관협의회에 오셔서 얘기를 해야 한다. 상서뜰과 아무 상관도 없는 상류 수계 공주보민관위원회에서 왈가불가할 일이 아니다.

[공주보 하류 우성면 상서뜰을 가다] "공주보와 상서뜰 농업용수는 아무 상관도 없시유"

[남준기 기자의 환경 현장 리포트 연재기사]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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