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공감대 키우고

역사골목탐방 정례화

"뚝섬 만세운동에 대해 알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한 주민 얘기를 듣고 확인했더니 일제강점기 당시 뚝섬에 신사터 우체국관사 지주집 금융조합 등 많은 역사적 자료가 있었어요."

정원오(사진) 서울 성동구청장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주체가 된 뚝섬 만세운동이 가능했다"며 "그 역사가 있어 성동구만의 의미있고 특색있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우물터에 모여 만세운동을 하자는 유인물에 착안한 독립운동 체험 이벤트, 뚝섬 만세운동 당시 상황부터 지리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자료·사진을 선보인 자료전 등이다. 성동구립극단은 창작음악극 '뚝섬190326'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구청장이 그랬듯 주민들 역시 직접 100주년 기념사업에 참여하면서 "우리 동네에서도 항일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고백했다. 실제 사업 실무를 맡았던 성동구자원봉사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 114명 가운데 82.5%에 달하는 94명은 '성수(뚝섬) 만세운동을 모른다'고 답했다. 정 구청장은 "올해 100주년 사업을 계기로 많은 주민들에게 독립운동 중심지 성동구를 알리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우선할 일은 주민 공감대를 키우는 일이다. 마을공동체사업으로 발굴해낸 당시 흔적을 관광자원화하는 일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공공에서 주도해 표지판부터 세운다면 주민들과는 동떨어진 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성동구는 지역 문화단체를 비롯해 주민들과 협력해 뚝섬 만세운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성동구립극단 창작음악극 내용을 보완해 정기공연을 열고 성동문화원 문화해설사를 활용해 독립역사길 탐방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역 내 교육기관과 연계한 교육 등 주민 관심사가 높아지도록 지원, 주민들이 앞장서 뚝섬 만세운동을 지역 자원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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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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