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매출 10.3%, 이익 27.2% 개선 … 미국 이어 유럽서도 판매 증가 예상

'우루사'로 널리 알려진 제약사 대웅제약이 보톡스 신제품 '나보타' 효과에 힘입어 실적 상승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고 하반기에는 유럽에서도 판매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나보타 미국 시장에 이어 유럽 EMA허가, 캐나다시장진출, 일부 파이프라인 임상 3상 진입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기업가치 자산증가로 이어지며 성장성과 수익성의 동반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웅제약 연구개발 부서에서 개발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웅제약 제공


◆2분기 중 나보타 미국시장 수출액 100억원 추정 =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올해 1분기 개별기준으로 매출액은 2381억원, 영업이익은 1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3%와 27.2% 증가한 금액이다.

대웅제약의 매출 증가는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었다.

이 중 일반의약품은 전년 동기 210억원에서 20.3% 성장한 2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우루사와 임팩타민 등이 꾸준한 판매증가세를 보였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552억원에서 15.2% 성장한 1789억원을 기록했다. 제미글로, 릭시아나, 포시가 등의 신규도입품목과 우루사, 알비스, 올메텍 등 기존 판매 의약품의 실적 향상이 매출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미국 수출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나보타는 올해 1분기에 미국에 본격적으로 수출되면서 지난해 1분기 2억8000만원에서 1107% 늘어난 33억 2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나보타는 지난 2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 부터 품목승인을 받아, 200만달러(약 23억원)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았다. 해당 기술료는 5년간 분할 인식된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 제공하는 수출데이터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미 3월과 4월 두 달간 약 50억원 이상의 톡신을 미국에 출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보타 미국 수출 본격화로 구조적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 FDA 품목 허가를 받은 나보타가 2분기에만 100억원 규모의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웅제약 나보타 제품군. 사진 대웅제약 제공


◆7월 나보타 유럽 허가 기대 = 나보타는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유럽의약품청 산하 CHMP(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보툴리늄 톡신(톡신) 나보타(유럽명 Nuceiva, 누시바)의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허가승인을 권고 받았다. CHMP는 의약품에 대한 유효성, 안전성 등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여부를 논의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EC는 일반적으로 CHMP의 권고일로부터 60일 이내 판매허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CHMP가 허가승인을 권고한 만큼 판매허가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 중 최종판매 허가를 받아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유럽 내 총 31개국에서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톡신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럽 출시는 이익증가와 함께 브랜드 가치상승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진 연구원은 "유럽 미용 톡신 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의 큰 시장으로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 톡신이 출시된다면 대웅제약의 이익증가와 나보타의 브랜드 가치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보타를 미국에서 판매할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올해 매출 전망을 1783만달러(약 200억원)으로 추정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볼루스가 계약하게 될 유럽 파트너의 시장 내 입지에 따라 추가적인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망치 초과달성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연말 전까지 대웅제약 주가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한해 나보타 매출을 460억원(내수 90억원, 수출 370억원)으로, 2020년은 7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원은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내수 시장 매출은 정체를 예상함에 따라 매출 순증은 모두 수출이 될 것"이라며 "수출 매출 중 미국과 캐나다, 유럽 지역 에볼루스향이 90%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연구원은 "나보타를 제외한 별도 매출액은 지난해 전년대비 8.8% 신장에 이어 올해와 2020년 성장률은 6% 내외 성장을 추정한다"며 "국내 원외처방 조제액 성장률 또한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 목표주가 잇따라 상향조정 = 대웅제약의 나보타 효과에 증권사 연구원들은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25만원을 올렸다. 허 연구원은 "올해는 나보타의 실적이 모멘텀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관전 포인트는 미국향 나보타의 수출 데이터와 유럽의약품사용위원회(CHMP의 긍정 의견, 다음달 5일 볼루스의 출시 계획 발표"라고 설명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26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서 연구원은 "본업가치 1.1조원, 나보타가치 1.1조원, 한올바이오파마 및 안구건조증치료제 HL036가치 8230억원을 적용했다"며 "나보타의 지속적인 수출물량 증가 또는 미국 침투율 확대가 주가의 주요변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5월에는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HL161의 임상 1상 결과 발표도 기대된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26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출시(5~6월), 유럽 CHMP(약물사용자문위원회)의견 발표(4월), 유럽허가(7월) 등 하반기로 갈수록 나보타 기반 성공스토리는 점점 확고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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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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