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만 527억원 투자 … "신약후보 30개 글로벌 진출할 것"

한미약품이 최근 10년간 연구개발비로 2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 중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제약사들이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10개 제약사 가운데 한미약품이 R&D에 527억원을 투자하며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투자금액(416억원)보다 26.6%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5.7%를 기록했다.

한미약품 연구개발팀 연구원이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한미약품 제공


이처럼 한미약품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적극적인 연구개발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다져온 한미약품의 내실로 제약업계를 선도할지 주목된다.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의 결과는 탄탄한 30여개에 이르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구축됐다. 10년 전 투자했던 신약후보물질들은 현재 임상 2상, 3상에 진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세프리탁손 항생제물질을 로슈사에 기술수출을 이뤘던 '도전의 문화'는 아직 유효하며, 글로벌 혁신신약의 상용화로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이사는 "한미약품이 연구 중인 신약후보물질은 세계 유수의 제약사에서도 부족하지 않다고 평가받는다"며 "빠른 시일 내 혁신신약 상용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잡겠다"고 밝혔다.

◆주요 신약개발 순조롭게 진행 중 = 국내 제약사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R&D 투자를 적극 늘리고 있다. 특히 상위 제약사 10곳의 연구개발비 투자액은 전체 제약사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평균 12%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의 투자활동은 두드러진다.

한미약품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 투자액을 매년 늘려왔다. 2009년 이후 연구개발에만 꾸준히 매출의 20%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엔 3500억원 가까이 투자됐다. 10년간 총 2조원 가까운 규모를 R&D와 신약 상용화를 위한 설비에 투자했고, 이는 국내 제약사 중 최대 규모다.

전체 총 매출 대비 연평균 약 28%의 비율이 글로벌 혁신신약을 위한 R&D에 적극적으로 투입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사명은 글로벌 혁신신약의 개발"이라며 "전 세계 환자를 치료한다는 방향성에 대한 굳건한 자신감이 있다"며 "신약의 상용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자신감은 자사의 파이프라인에 있다고 한미약품 측은 그 탄탄함을 내세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신약후보물질만 30개 이른다. 현재 사노피와 얀센, 로슈의 제네텍, 스펙트럼 등 글로벌 제약기업들과 상용화를 위한 임상 개발 협력을 진행 중이다. 임상3상3개, 임상 2상 7개, 임상 1상 7개, 전임상 13개의 후보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그 대상 질환군은 당뇨 비만 휘귀질환 암 자가면역 질환 등이다.

임상 결과도 유효성을 증명했다.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에페글나타이드는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효능을 확인,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HM12525A는 삭센다 대비 안정성을 입증했다. 콜레스테롤과 LDL 수치 감소까지 확인했다. 경구용 항암제 오학솔은 파크리탁셀의 부작용을 줄였다. 올해 임상 3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한 급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HM43239을 포함해 최근엔 단장증후군 치료신약 또한 미국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비만 당뇨 항암 희귀질환에 집중 = 한미약품은 개량복합신약 위주 내수시장 성장을 기반으로 원외처방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로 발생한 영업이익을 신약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외국산 도입약이 아닌 자사개발제품 비중이 매출의 93.7%를 차지했다. 이는 제제기술 등 높은 기술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회사측은 해석했다.

한미약품은 자사 제품의 안정적 수익 대부분을 글로벌 혁신신약 연구에 재투자한다.

아모잘탄 등 개량신약 주력제품의 매출이 늘면서 덩달아 R&D 투자액도 상승했다. 아모잘탄은 지난해 6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10년간 6557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아모잘탄과 로수젯의 매출액은 각각 179억원, 157억에 이른다. 특히 로수젯은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다. R&D 매출 대비 21.6%인 593억원을 투자했다.

R&D 투자를 위한 선순환 매출 구조가 신약개발의 안정적인 원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신약 개발 후 기대 매출 성공은 미지수 = 한미약품은 미개척 질환군의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임상 단계의 새로운 후보물질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미래는 밝다"며 "글로벌 혁신신약의 상용화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제약사의 이미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4월에 열린 미국암학회(AACR)에서 한미약품은 △고형암(벨바라페닙) △급성 골수성 백혈병(HM43239) △소세포폐암, 급성 골수성 백혈병(LSD1) △항암제제 길항제(A2AR) 네가지를 발표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미국암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중 가장 많은 숫자였다.

앞으로 열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미국당요학회(ADA)에도 한미약품이 개발중인 후보물질인의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는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HM15136과 HM15211의 임상2상 시작이 예상된다. 포지오티닙은 최대 폐암시장인 중국에서 상반기 중 임상신청을 할 예정이다. 또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롤론티스는 미국FDA 서류를 보완해 시판허가를 연내 재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관계사인 북경한미약품은 독자적인 연구센터에서 석박사급 R&D인력으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이중항체 기술인 펜탐바디를 접목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등을 갖추며 순항 중이다. 매출은 9년 사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2009년 매출 788억원에서 2018년 2283억원에 이르기까지 매년 성장했다.

또한 설비투자금액이 집중됐던 팔탄스마트플랜트는 각국 정·재계·학계 방문단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한해만 1400여명의 인원이 다녀갔다. ICT 기반의 첨단 자동화 스마트플랜트는 연간 60억정이 생산가능하다. 앞으로 한미약품 측에서는 글로벌 혁신신약 상용화 이후엔 혁신신약 생산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국의 제약기업을 선도한다는 생각으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가 개발한 신약으로 전 세계 환자를 치료해 한국이 제약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글로벌 신약개발의 전망은 국내제약사 가운데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복잡한 보험 체계와 오리지널사들의 방어전략으로 인해 침투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대만큼의 신약개발이후 시장 확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그 답을 주는 두드러진 사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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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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