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자원 활용한 온종일 돌봄모델 주목

'온 마을이 학교' 교육공동체 성과 기반

"먼 옛날에 공룡이 살았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벽화나 화석이요."

경기도 오산시 죽미마을 12단지에 위치한 '오산함께자람센터'. 김지영 선생님이 아이들과 공룡만들기 종이공예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요일별로 미술활동이나 동화 읽어주기(작은 책이야기), 중국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돌봄아동 등하원 알림서비스 및 건강관리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간식과 장난감 등 놀거리도 제공한다. 아파트단지 안에 있어 초등학생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원하는 아이에 한해 급·간식비를 받지만 오산시가 직영하고 있어 별도의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현재 입소자는 30명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취약계층 아동이 입소대상이지만 이곳은 초등학생(다자녀 우선) 누구나 입소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현재 입소자가 30명인데, 8명이 대기 중이다. 김려원(50) 죽미마을 함께자람센터장은 "프로그램이 워낙 다양하고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돌봄교사들이 아이들을 돌보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오후 3시 경기 오산시 죽미마을 12단지에 위치한 '오산함께자람센터'(1호점)에서 아이들이 종이공예수업을 받고 있다. 곽태영 기자


◆'함께자람센터' 2021년까지 30곳으로 확대 = '함께자람'이란 아이도 자라지만 부모와 마을도 함께 자란다는 뜻이다. 오산시는 지난해 7월 온종일 돌봄구축 선도지역으로 선정돼 새로운 돌봄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관련조례를 제정하고 지난해 11월 죽미마을 12단지 커뮤니티센터에 '함께자람센터' 1호점을 열었다. 7월에 동부삼환아파트에 2호선을 개소하는 등 올해 안에 5곳, 내년엔 16곳, 2021년까지 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함께자람센터'가 여느 돌봄센터와 다른 점은 지역 내 인적·물적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우선 오산교육재단이 학부모강사와 교육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오산시체육회, 작은도서관, 보건소 건강생활지원센터 등이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산교육재단의 학부모강사들은 평생교육센터 등에서 교육을 이수한 뒤 재능기부 형식으로 활동한다. 때문에 강사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 김려원 센터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함께자람센터'가 지역 자원을 활용해 아동을 건강하게 돌볼 수 있는 것은 오산시가 그동안 '온 마을이 학교'라는 혁신교육을 통해 교육공동체를 만들어왔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산시-교육청-교육재단 촘촘한 협업체제 = 실제 오산시는 곽상욱 현 시장이 처음 취임한 2010년부터 공교육 혁신과 평생교육에 기반한 '교육도시 오산'을 시정목표로 교육분야에 집중 투자해왔다. 그 결과 '온 마을이 학교'라는 오산시만의 창조적인 교육공동체 모델을 만들었다. '시민참여학교'와 '꿈찾기 멘토스쿨' '미리내일학교(70여개 분야 직업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공공기관·기업 등 다양한 현장에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시민참여학교'는 시청·시의회·에코리움·물향기수목원 등 지역자원을 초등학생 체험교육(탐방학교)에 활용하는 오산시의 대표적인 공교육 혁신사업이다. 2011년 9곳에서 시작된 탐방학교는 올해 44곳으로 확대됐고 초등 교과과정과 연계, 오산시 전체 초등학생의 90% 이상이 참여한다. 특히 시민참여학교를 비롯한 각종 교육현장에서 학부모 등 시민이 직접 강사로 활동한다는 게 '교육도시 오산'의 자랑거리다. 지난 2011년 130명이었던 학부모(시민)강사는 현재 650여명에 달한다. 지역 유휴공간과 주민자치센터를 거점 캠퍼스로 활용하는 '오산백년시민대학'은 생활권 10분 거리 내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학습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산시라는 '온 마을'이 학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산시와 지역교육지원청, 중간지원조직인 교육재단이 촘촘한 협업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교육과정과 학습공간, 학습자와 강사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학습플렛폼 '오산시 교육포털-오늘e'을 통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새로운 100년의 비전을 품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평등한 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온 마을이 학교'인 혁신교육·평생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며 "시민이 행복하고 공평한 사회가 바로 교육을 통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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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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