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진관사 주변 특구지정 3년 연장

한국문학관 인근에 예술인마을·통일박물관

방송거리·혁신파크 활용, 경제활성화 꾀해

"국립한국문학관 유치가 확정됐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28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유치서명에 동참할 정도로 열망했던 사업이거든요."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민선 7기 들어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한국문학관 유치 확정'을 꼽았다. 전임 구청장시절 추진하기 시작한 사업이지만 그 역시 서울시의원 시절 한마음으로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50만명 주민 가운데 2/3 가까이 청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은평구는 민선 7기 들어 국립한국문학관을 거점으로 한 '북한산 한(韓)문화체험특구'를 확대, 지역 전체를 문화관광벨트로 엮는다는 구상이다. 1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진관동 진관사를 중심으로 한 특구지정이 올해 초 3년 연장됐고 진관동 한국문학관 인근에는 예술인마을과 통일박물관 등 한문화 체험을 위한 시설들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불광천 방송문화거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까지 다양한 문화의 옷을 입혀 지역경제를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전통문화 북한산관광 연계·협력 3개 분야로 세분되는 한문화체험특구는 관련 사업만 14개에 달한다. 한옥마을 역사한옥박물관 전통한옥홍보관 북한산한문화페스티벌 진관사한문화체험 북한산너나들이센터 등 진관동 특구 시설과 컨텐츠는 대부분 갖춰져있다. 2015년 특구로 지정된 이후 역사한옥박물관과 한옥마을 방문객이 연간 각각 7만여명과 6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자리도 잡았다.

특히 사찰음식으로 이름난 진관사는 세계 각국 정상과 대사 부부가 서울 방문길에 한번 이상 들른다. 국내는 물론 국외까지 한문화체험이 자연스레 전파되고 있는 셈이다. 진관사는 조선 세종때 집현전 학자들이 독서를 즐겼던 한글창제의 산실이자 불교계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이 사용했던 진관사태극기(일장기 위에 덧그린 태극기)로도 잘 알져져 있다. 은평구 관계자는 "특구지정이 연장된 3년간 진관사 한문화체험관과 북한산 인공암벽장을 조성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확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이면 국립한국문학관이 들어서고 정지용 윤동주 등 문학인을 비롯해 언론인 등이 거주했던 지역 역사성과 상징성을 반영하는 예술인마을이 인근에 조성된다. 분단문학 거장인 고 이호철 작가 문학정신을 담은 이호철문학관과 통일문학관, 한국 언론역사를 기록·증언할 한국언론기념관도 일대에 예정돼있다.

한문화를 즐기기 위해 북한산자락을 찾는 관광객들에 보다 다채로운 문화체험을 연계할 계획도 있다. 마포구 상암동과 연결되는 수색역부터 불광천변까지 은평을 비롯해 마포와 서대문까지 서북지역 3개 자치구가 힘을 모아 방송문화의 거리를 조성, 방송국이 몰린 상암동을 찾는 한류문화체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서울혁신파크에는 주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체험·교육공간과 복합공연장 축제광장을 추가해 주민 화합과 지역 예술문화 활성화 거점으로 활용한다.

일찌감치 주민참여예산과 협치가 활성화된 만큼 주민들이 앞장서 공무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간다. 은평 출신 문인들 이름을 붙여 특성화한 작은도서관, 한국문학관 인근 한글테마공원, 체험과 판매가 어우러진 예술인마을 등은 주민들 제안이다. 김병우 주민참여예산위원장은 "한문화체험특구를 비롯해 은평 곳곳에 문화와 체험의 옷을 입혀 연간 870만명에 달하는 북한산 탐방객들이 반드시 찾고 싶은 명소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 구청장은 "신분당선 수도권광역철도 제2통일로가 들어서는 2025년이면 수도권 어디서나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으로 탈바꿈한다"며 "도시 전체에 문화를 입히고 지역상권과 연계한 콘텐츠를 발굴, 걸처노믹스 은평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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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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