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주택가, 환경개선 주력

"서울시에서 대도시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차가운 머리'가 필요했다면 자치구에서는 '따뜻한 가슴'과 '바쁜 손발'이 필요해요."

류경기(사진) 서울 중랑구청장은 "동장 발령이 나면 운동화를 선물한다"며 "손·발품을 팔고 따뜻한 마음으로 일하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을 보좌하던 행정부시장에서 '동네 살림꾼' 구청장으로 바뀌어 1년을 보냈다. '눈코 뜰 새 없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바쁘지만 새롭고 보람 있다.

중랑구가 서울시 지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 자치구 평균 1/4 수준에 불과하지만 '사회적 자본'은 풍부하다. 류 구청장은 "이웃을 도와달라고 저금통을 털어오거나 남은 빵과 음식을 들고 찾아오는 주민들이 많다"며 "구청장은 우편배달부 역할을 잘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 역시 주민들이 기부한 물품을 들고 종종 현장을 찾는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들끓었던 지난 여름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없는 집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만났고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 생일케이크를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리는 홀몸노인과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류 구청장은 "행정을 필요로 하는 건 약자"라며 "스스로 삶을 영위하기 어려운 이들을 채워주고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면목행정복합타운, 망우·상봉 복합역사, 신내차량기지 이전과 첨단산업단지 등 자족도시의 토대를 닦으면서도 놓치지 않았던 부분이다. 노후 주거지역을 당장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주민들이 쾌적한 삶을 영위하도록 거리환경 개선에 주력했다. 구청장부터 빗자루를 들고 나가 청소를 하고 어지러운 간판과 거리 시설물을 정비했다.

류경기 구청장은 "무엇보다 주민 참여에 기초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중랑마실'부터 동별 정책간담회, 중랑비전 100인 원탁회의 등을 이어가면서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마을협치팀 신설, 협치회의 구성, 협치협력관 협치지원관 임용 등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류경기 구청장은 "주민들도 효과를 체감, 마실 요청이 늘고 있다"며 "소통·협치를 통해 행정의 민주성을 확보하고 효율성을 높이면 지역발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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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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