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중심 미래사회 대비 융합수업 … 학부모 소통 더 강화해야

"교사가 쓰고 학생은 받아 적는 수업방식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학교수업은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삶과 연결시킨 융합수업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실수업개선 사업이 현장에 얼마나 정착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대전시 유성구 한 중학교 수학교사는 "이미 과거 수업방식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따라 창의성, 인성,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미래사회의 인재 양성과정을 교육과정 필수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 교실수업개선을 통한 공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교사들의 역량강화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교사들 스스로 참여하는 교실수업개선사업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이끌어갈 핵심 교원 연수로 이어지고 있어 기대가 크다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2018년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주요 추진 방안을 일선 학교에 안내하고 학교급별 학생 중심 교육과정개선 내용과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교육의 방향, '2015개정교육과정'의 핵심 내용과 평가기준 활용 방안도 제시했다. 교사들은 교과 융합형 수업모델을 만들었고, 평가와 기록으로 승화시켜나갔다.

사례로 인천 만수북중학교 학생들은 수학수업 시간에 3D 영상을 만들었다. 영화관에서만 보던 3D 입체 영상을 만들면서 수학적 개념요소를 최대한 활용했다. 화면 속에 보이는 개체의 크기와 모습, 위치가 달라지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적용했다. 반비례 관계, 좌표평면, 부채꼴의 중심각과 호의 길이, 일차함수, 제곱근 등 수학적 개념을 이해하고 응용력을 키워나갔다. 이러한 융합 수업은 학교생활에서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진다.

남부호 대전시교육청 부교육감은 "진정한 교실수업 개선은 교사만이 아니라, 학부모 이해와 학생중심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실천 과정"이라며 "교육과정 재구성에서부터 학생들을 참여시켜 자신들의 끼를 발산하고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교실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사 역량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실수업개선, 대입제도에 발목 잡혀 = 교사들이 교실수업개선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지만 학부모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내일신문이 실시한 '2019년 교육정책 인식도 평가'에서 학부모들은 '현재의 교육, 10년 전과 확 달라졌다'는 데는 공감했다.

그러나 교사·입사관들과 공감 차이는 컸다. 교사와 입학사정관의 공감비율이 각각 86.0%, 100%인데 반해 학부모는 56.0%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사의 72.0%, 입학사정관의 80.0%는 현행 중고등학교 교육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로 교사(48.1%), 입학사정관(40.0%)은 '토의·토론, 프로젝트, 거꾸로수업 등 새로운 수업의 정착'을 긍정 이유로 들었다.

반면 교실수업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학부모 63.0%는 학교 교육이 '대학입시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강했다. 실제 '현재의 중고등학교 교육시스템이 학생들의 미래 삶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학부모 53.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배경에는 대학입시에 대한 학종과 정시의 '공정성'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교사들의 증언이다. 지표로만 보면 학부모는 '중고등학교교육=대학입시'라는 현실을 더 중요시하는 반면, 교사나 입학사정관들은 '교육내용의 변화'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교실수업개선이 현장 안착 여부를 떠나 학부모들과 충분한 공감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학부모들의 인식차이는 교육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중소도시 9곳에서 추진한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에서도 잘 나타난다. 교육부가 직접 중소도시 학부모들을 찾아 나선 것도 학부모 불안감을 해소하고 공교육에 대한 소통과 공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참석한 학부모 대부분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미래교육 방향에 대해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내 자녀의 진로와 미래'에 대해서는 불안해했다.

학부모들은 수업과 기록, 평가 방식에 관심을 보였다. 강사들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무엇이고 어떻게 길러지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창의성이 높은 인재를 길러내는 게 4차산업혁명 시대 교육의 핵심"이라며 "기업은 학력과 스펙을 고려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교사들도 교실수업개선 내용을 꼼꼼하게 공개했다. 수업은 협업과 토론, 질의와 응답, 피드백과 성장으로 짜여있음을 확인한 학부모들 얼굴에 안도감이 돌았다.

특히, 상담까지 마치고 난 학부모들은 '깜깜이'라고 비판을 받았던 학생부가 어떤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기록하는 지를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한 유은혜 부총리는 "한국 교육은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 개선으로 학교교육활동의 충실한 결과물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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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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