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등 각국 분주

정부, 대통령 전용기 투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움직임이 다소 진정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크루즈선에 고립돼 있는 승객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각국이 자국민 이송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는 18일 오후 대통령 전용기(공군3호기)를 투입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타고 있는 한국인 14명 가운데 일부를 국내로 이송할 방침이다. 공군3호기는 18일 오후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갈 예정이며, 이송 규모와 신속대응팀 구성, 임시생활시설 장소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를 위해 관련부처가 협의 중이며, 일본 측과도 조율 중에 있다. 현재 이 크루즈선에는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 등 14명의 한국인이 타고 있고, 이 중 일부가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탑승자 중 아직 확진자는 없는 상태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약 3700명의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 중 1723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454명이 감염됐다.

귀국 전세기에 탑승하는 크루즈선 미국인 승선객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자가 집단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항 크루즈 터미널에 발이 묶여 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선객들이 17일 버스 편으로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귀국 전세기에 오르고 있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국내로 이송되는 크루즈선 탑승자들은 중국 우한에서 데려온 교민들과 마찬가지로 14일간 격리할 방침이다.

앞서 미국정부는 국무부 전세기 2대를 투입해 크루즈선에 타고 있는 미국인 300여명을 귀국시켰다고 미국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루즈선에 탑승한 미국인 380여명 가운데 4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들은 일본 병원에서 머물면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나머지 300여명은 미국 본토로 돌아갔다. 본토로 귀국한 승객들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감독 아래 또다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일본에서 약 2주간 격리된 데 이어 모두 4주에 이르는 격리 생활을 거치게 되는 셈이다.

미 국무부와 보건부는 공동 성명을 통해 300여명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하선해 전세기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동안에 14명의 '양성' 검사 결과가 통보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정부는 "이들을 표준 프로토콜(방식)에 따라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전세기 내부의 특별 차단구역으로 이송해 격리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17일(현지시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에 탑승중인 자국민 74명을 전세기로 귀국시키는 방안 등 모든 옵션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BBC 방송에 따르면 총리실은 전세기 철수 방안을 크루즈선에 있는 영국 국적의 승객 및 승무원과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외무부는 크루즈선에 탑승한 모든 영국민과 접촉하고 있으며, 전세기 철수방안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면서 "정부는 승선한 영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긴급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정부도 전세기를 투입해 일본 크루즈선에서 자국민들을 대피시킬 방침이다.

17일 로이터와 교도 통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한 자국민 200여명을 데려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주인 탑승자 상당수는 고령자라고 모리슨 총리는 전했다. 이들은 19일 전세기를 타고 출발해 호주 북부 열대지역인 다윈에서 추가로 14일 동안 격리된다. 호주 정부는 또 이 크루즈선에 탑승한 뉴질랜드 시민들에게도 항공기 좌석을 제공하겠다고 모리슨 총리가 밝혔다. 뉴질랜드 탑승객들은 다윈에서 자국행 노선으로 환승한다. 이밖에 이탈리아와 홍콩 등도 크루즈 선에 고립돼 있는 자국민을 이송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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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면택 특파원 · 정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