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외교는 고단하다. 애는 쓰지만 풀리는 일 이 없다. 70년 동맹 미국과는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 비핵화 역시 진전은 없고 답답하다. 중국과는 사드를 놓고 큰 갈등을 겪었고 한국경제에도 생채기를 남겼다. 겨우 벗어나려 했는데 ‘코로나 19’로 다시 얼어붙었다.

일본과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여파가 여전하고 러시아 역시 데면데면하다. 사방에 장애물만 가득한 형국이다. 더구나 미중의 전략경쟁은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위성락 전 주 러시아 대사는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을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중이라는 두 개의 큰 축이 동시에 한국을 잡아당기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운신할 공간은 좁고 자칫하면 한쪽으로 휩쓸리기 십상이다. 지혜와 전략이 절실하다. 위 전 대사는 위기를 돌파할 키워드로 ‘좌표설정’을 꼽았다. 기준은 명쾌하다. 미국과는 동맹, 중국과는 파트너라는 점이다. 산술적 평균에서 미국 쪽으로 조금 더 가깝게 좌표를 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친중 친미를 나누는 진영논리가 아니라 국익과 주권에 관한 문제로 규정했다.

외교부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위 전 대사는 비핵화 협상이 정체된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외교가의 대표 전략가인 위 전 대사를 내일신문이 만나 현재의 위기상황과 해법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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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전 대사 "진영논리가 한국외교 정책옵션 고사시켜"

대담 김기수 기자 정리 김상범 정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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