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박지원 낙선

초선중심, 정치력 과제

21대 총선결과 호남지역 국회의원이 완전히 바뀌었다. 16대 총선부터 공천을 통한 물갈이가 아닌 총선결과 80%의 인물교체 결과는 처음이다. 문재인정부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힘을 싣는 선택을 한 결과다. 집권당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초선 중심 진용이어서 구심점을 통한 정치력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외형적으론 호남 정치권 전반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여당의 대선후보, 야당 대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거치며 10년 이상 지역 정치권을 대표해 왔던 이들이 한꺼번에 물러났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며 문재인정부 주요 현안에 협력했다고 하지만, 호남민심과 무관하게 '제3 정당'을 깨고 갈지자 행보를 보였던 것에 대한 평가라는 것이 중론이다. 투표의 판단기준을 '정당'에 두고 정치권을 바라보는 표심을 '중진 인물론'으로 돌파하기엔 힘에 부쳤다는 말이다.

민생당 의원들의 낙선한 자리는 민주당 주류와 행보를 같이하는 신인들이 대체했다. 한병도(전북 익산을) 민형배(광주 광산을) 이원택(전북 김제부안) 윤영덕(광주 동남갑)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등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을 포함해 이형석(광주 북을) 양향자(광주 서을) 이상직(전북 전주을) 김성주(전북 전주병) 신영대(전북 군산) 당선자 등이 주류그룹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와 일체감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아래서 정치를 시작한 인물들이 대부분 물러난 것도 특이사항이다. 새정치국민회의와 청와대 등에서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정치권에 등장한 박지원 박주선 정동영 천정배 김동철 등 중진의원들이 자리를 넘겼다. 민주당 후보로 호남에서 유일하게 낙선한 이강래(전북 남원임실순창) 후보도 김 전 대통령 비서로 출발한 인사다.

16대 국회 이후 20년 가깝게 호남정치권을 주도해 왔던 인물들의 퇴장이 새로운 리더십과 경쟁체제의 시작이 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전면적인 인적교체로 지역정치력 약화를 우려하기도 한다. 초선 중심의 결과가 취약한 경제여건을 대체하는 경제분야 현안 해결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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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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