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학생 학부모 융합형 방역 안전망 구축

틀에서 벗어난 창의적 방역시스템 운영

올해 대한민국 학교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었다. 코로나19는 학교교육의 변화를 예고했다. 교육부는 미래교육 전환점으로 삼았고, 학교현장은 방역과 원격수업, 미래형 수업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성취도 불균형을 해소하고 학습자료를 만들어냈다. 코로나19에 대응, 학교를 안전지대로 지켜낸 교사와 학교를 찾아 미래교육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올해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학교는 교육과정이나 학생활동을 놓치지 않고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방역활동에 참여하면서 개인위생 교육이 일상화됐고요…." 전남 장성중학교 김형수 교감이 올해 학사운영과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설명했다.

장성중학교 학생들이 얻은 것은 '자신감' 이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우울이나 학습손실, 학습격차를 우려했지만,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으로 극복했다.

장성중 학생들이 코로나19 방역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전남 장성중 제공


학생들은 교실 환기가 코로나19 방역에 중요한 요소임을 배우고, 즉시 실천에 옮겼다. 교실 환기 알림 방송을 자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로 만들어 사용했다. 수업 시종 알림 때 자가진단 홍보 노래를 활용한 것.

장성중학교는 '학생이 먼저다'라는 신념을 최고 교육가치로 삼았다. 김형수 교감을 선두로 모든 교사들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준비했다.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식당과 도서관 화장실 등 철통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학교 밖이었다. 학생들 의지와 무관하게 학교 밖 다중이용시설이 복병으로 나타났다. 장성중학교는 학생 일상활동과 가정생활 등 방역과 자가면역 생활지도에 나섰다. 선제적 방역활동도 앞서갔다. 2월 방역 소독을 시작으로, 외부 기관을 통한 학교방역을 8회로 늘렸다.

이후 내부 인력에 의한 자체 방역을 '일일 방역'으로 확대하며 선제적 방역 시스템을 구축했다. 장성중학교는 방역지도 체계를 4단계로 운영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문자발송 △교문 앞에서 발열체크와 마스크 점검 △오래 사용한 마스크 교체해주기 △교육부가 제공한 어플 '건강상태 자가진단' 실시 등이다.

전남교육청 지원과 응원도 방역시스템 구축에 큰 보탬이 됐다. 장성교육지원청은 초중고에 케익과 다과를 제공, 방역과 원격수업에 지친 학생과 교사들을 격려했다.

장성중 학생들이 장독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전남 장성중 제공


장성중은 코로나19 위기상황임에도 교육부 공모사업 '영역단위 공간혁신'에 응모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10여년 넘게 폐쇄된 건물 내 화장실 3개와 복도를 학생 활동공간으로 바꿔냈다.

장독대(장성중 독서토론 대가들) 동아리 운영으로 민주시민의식 함양교육 성과도 올렸다. 올해 교내 JPY앙상블(장성 푸르미 유스 앙상블)을 창단해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학생들 스스로 오케스트라나 밴드 같은 음악 동아리를 창단하고자 하는 열정이 결실을 거둔 것이다.

학습공백도 최소화했다. 올해 초 교과서는 학부모 편에 배달했고, 개교 이전에 e학습터 및 EBS 온라인클래스를 가동했다. 미리 교사- 학생 레포형성을 한 것.

교사들은 학습활동 지원에 나섰고, 매일 출결 및 학습량 확인과 메신저나 전화를 통한 피드백으로 생활지도에 나섰다. 매일 원어민 교사를 중심으로 '1학생10분생활영어교육'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불렀다.

전교생 등교에 따른 방역과 교육활동 시간을 조정했다. 3학년은 계속 등교, 1학년과 2학년은 격주제 등교로 돌렸다. 거리두리 강화로 교실이동을 최소화 했다. 수업 시작과 종료 후 발열체크를 했다. 점심시간은 50분에서 60분으로 늘렸다. 안정감을 찾은 학생들은 독서와 동아리활동, 영화 감상 등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되찾아갔다. 김영수 교감은 "학생-교사-학부모가 힘과 지혜를 모은 결과, 코로나19 감염자나 코로나우울이 없는 청정학교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독서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전남 장성중 제공


◆특수학교 학생 204명 모두 안전 = 충남 천안 인애학교는 장애인 특수학교다. 인애학교 1년 교육과정은 험난했다. 하지만, 일반 학교보다 방역과 교육과정 운영이 몇배 더 어려운 상황임에도 코로나19가 비껴갔다. 학교를 안전지대로 만든 것은 교사들이다. 교사들은 장애인 눈높이에 맞춰 온라인 과제물을 만들었다. '인애학습꾸러미'를 만들고 가정방문을 했고, 아이들을 직접 가르쳤다. '특수학교용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교재는 능력을 발휘했다. 위생도 일반 학생들보다 더 철저히 했다. 개인용품은 살균소독기를 이용했고, 아이들이 사용한 물품은 즉시 소독했다.

송선옥 인애학교 교감은 "전쟁터에 나섰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지켰다"고 회상했다. 송 교감은 "특수학교에서는 장애학생의 장애정도 및 특성이 반영된 원격수업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며 "가정에서도 인터넷 활용 능력의 한계를 갖고 있는 장애학생들을 전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학부모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학교와 달리 특수학교에서는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통한 시행착오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학생 204명의 안전에는 '이상무'를 기록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코로나19를 예방하고 학교를 안전지대로 만들고 있다.

강원 홍천여중 학생들은 직접 3D프린터를 이용, 손소독제 분사기를 제작해 활용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 전광판을 설치 운영까지 하는 아이디어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학부모들이 방역자원봉사자로 나서 교사들의 일손을 돕는 학교도 있다. 광주광역시 정광고 학생들은 스스로 '보건지키미'로 나서, 교실 곳곳을 소독하며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아이들을 지킨 사례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기록과 우수사례는 언제 또다시 닥칠지 모르는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산하기관을 통해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백서'의 기초자료로 충분하다는 분석이 따르는 이유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올해 전국 모든 학교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걸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낸 원동력은 교사의 열정과 참여에서 나왔다"며 "안정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건강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학교" 연재기사]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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