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선생님이 만든 수업 컨텐츠에 집중

학부모 고민은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격차'

지난해 대한민국 교육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었다. 코로나19는 학교 교육의 변화를 불렀다. 교육부는 이를 미래교육 전환점으로 삼았고, 학교는 방역과 원격수업, 미래형 수업혁신을 추진했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래교육의 기회로 삼기 위해 땀을 흘렸다. 지난해 교사들은 쌍방향 수업으로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하고 과정 중심의 온·오프라인 수업과 평가를 공유하며 미래교육의 지표로 삼았다. 그럼에도 코로나에 따른 사회양극화는 교육양극화로 이어졌고, 다문화가정과 최상위계층 아이들 문제는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코로나19에 대응, 학교를 안전지대로 지켜낸 교사와 미래교육을 설계하는 과정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격차 불안이 학부모들의 최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일선 학교에서는 창의적인 쌍방향 수업과 컨텐츠 개발로 학습격차와 대면수업 공백을 최소화해 학습격차 해소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생포초교 교사들이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장생포초 제공


◆전교생 27명, 학교는 작지만 쌍방향 수업과 평가는 최강 = 울산 남구 장생포초등학교(교장 허명희)는 전교생 30명도 안되는 작은 학교다.

지난해 온라인 개학과 동시에 전교생이 쌍방향 플렛폼 ZOOM을 활용한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교사들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위한 교육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했다.

플랫폼 활용 방안 연수, 수업 코칭, 실시간 수업 시스템을 공유했다. 학생들은 주간학습 계획에 따라 1~4교시에는 정규 수업시간과 같은 쌍방향 원격수업에 참여했다. 오후 수업은 학급 밴드 공간에 올라온 과제수행 활동을 공유하며 교사의 피드백을 받는다.

학생들은 "선생님과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처럼 재밌다"며 온라인수업에 집중했다.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은 비대면수업의 부족함을 채웠다. 아이들은 담임과 친구들 얼굴을 보고 토론하고 과제물을 공유했다.

허명희 장생포초교 교장은 "쌍방향 원격수업에 대한 호응이 높은 것은 학교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수업에 대한 선생님들의 도전정신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천여고 - 동아리활동실시간중계


◆서천여고, 토론수업 발표수업 기록과 평가에 반영 = 충남 서천여고(교장 노희삼)는 교육부가 선정한 온라인 공동교육 거점학교다. '교육기술 활용 교육혁신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고교학점제 실행과 더불어 미래교육 청사진을 그렸다.

서천여고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원격교육 환경 개선과 첨단 교육기술을 활용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고교학점제 기반도 튼튼하게 다졌다. 서천여고는 이를 학생활동중심 쌍방향 수업과 연계했다. 토론수업과 발표수업 등 학생 활동을 평가에 반영했다. 쌍방향 수업 플랫폼 사용법 안내를 위한 동영상을 자체 제작해 학교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안내했다.

교육공동체(교사, 학부모, 학생)를 대상으로 한 원격수업 관련 연수를 진행해 높은 효과를 발휘했다. 교사들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위한 쌍방향 수업 운영을 공유하면서 원격수업 불안감을 줄여나갔다. 교사공동체는 원격수업의 장점을 찾아내 수업에 활용했고 이를 '기록과 평가'로 이어갔다.

원격수업 결과물은 데이터로 남겨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했다. 학생들의 참여와 피드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평가에서 성취기준의 경우 '자신의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될 여행 주제를 탐구'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과 실천적인 진로 탐색을 평가했다.

행신고 체험형 영어수업


◆학생들, 교사가 만든 수업 컨테츠 선호 = 경기 고양시 행신고 황연경 교사는 영어 수업을 줌으로 진행하면서 자신이 개발한 수업 컨텐츠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했다.

이는 학생 수준별 학습으로 발전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1학기 영어 수업 구성 및 활동에 만족한다는 학생은 5점 만점에 5점 17.4%, 4점 40.2%에 달했다.


학생 66.3%는 온라인수업 후 교사가 개별질문을 받아 피드백을 해줬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융합한 '블랜디드 러닝'은 전국 교사들의 필수 관심사항으로 떠올랐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원격수업 질 향상을 위해 교원연수에 관심을 쏟았다.

지난해 원격수업 질을 높이는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2000여명이 넘는다. 교원연수 강사로 나선 황연경 교사는 원격수업이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을 위해 수업에서 자주 쓰는 원격 플랫폼 사용법을 강의하면서 '쌍방향 수업'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생들은 교사가 직접 만든 교육 컨텐츠를 가장 선호했고 강의(원격수업)에 집중했다.

◆교원연수로 원격수업 질 향상 = 원격수업 초기 쌍방향 수업을 진행한 전국 학교는 10% 수준에 머물렀다. 2학기 들어 원격수업의 질은 빠르게 높아졌다.

교육부는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수업에 적용한 사례를 모았다. 또 온라인으로 학생 중심 수업(프로젝트 토의토론 하브루타 등)을 적용한 사례를 전국에 공유했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지속적인 교사연수를 통해 미래형 '블랜디드 러닝' 교육과정과 창의적 교수학습 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학교" 연재기사]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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