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로 참여 높여

교실수업 그대로 진행

"장생포초교는 전교생 30명도 안되는 작은 학교입니다. 4월 16일 온라인 개학 후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면서 학습격차나 수업결손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장생포초교 유미라 교사가 지난 1년을 회고했다. 학생수와 비슷한 교직원들의 단합된 힘과 열정이 아이들을 지켜내고 학습격차 불안과 우려를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교원들은 교육과정을 이어가기 위해 각 가정으로 스마트패드와 학습꾸러미를 배달했다. 장생포초교는 지난해 학년 초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다. 교육 장소만 가정으로 옮겨갔을 뿐, 모든 교육과정은 등교수업과 동일하게 이루어졌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을 경험삼아 아이들이 원격수업을 기다리는 '수업 팁'을 만들었다.

쌍방향 수업으로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가정생활 관리가 안된다'는 우려와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했다. 교실에서 하던 평범한 놀이, 간단한 학습 과정도 온라인에서 그대로 진행했다.

아이들은 화상수업에서 가위바위보 게임이나 끝말잇기를 더 재미있어했다. 교사들은 수업동기부여를 높였다.

집에 있는 장난감들을 소개하거나, 내가 읽었던 책 보여주기, 반려동물 인사시켜주기도 쌍방향 수업에서 흥미있는 수업 소재로 변신했다.

미션 수행도 놀이처럼 재미있게 구성했다. 현관에 있는 신발 정리하고 돌아오기, 겨울철에 입는 옷차림으로 변신해오기, 손 씻고 세수하고 화면에 얼굴 비치기 등이다.

불필요한 전기 스위치를 끄거나 청소도 미션으로 제시했다. 아이들이 춤추고 노래를 부르면 학부모들도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

유 교사는 "그래도 아이들은 학교에 와서 친구들과 뛰고 놀고 토론하기를 원한다"며 "그나마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아이들 이름을 자주 불러주면서 학습동기를 높였다"고 말했다.

장생포초교는 원격수업 시작부터 개인별 역량을 키워가는 1:1 맞춤식 수업을 진행했다.

교사 1인당 학생수가 3.7명으로 1:1 개별 학습지도도 가능했다. 이는 학생 개별 지도 및 피드백으로 다년간 학습부진율 제로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유 교사는 "지난 1년간 학교는 달라져야 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해졌다"며 "모두가 모일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 확보는 어렵지만 아이들과 대화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과 시간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학교" 연재기사]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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