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활동 부족한 장애인, 코로나로 더 심각 … "프로그램 보급, 시설이용 쿠폰 추진"

우리나라 2019년 등록 장애인 261만명 가운데 90% 이상이 사고나 병을 앓은 후유증으로 발생한 후천적 장애인이다. 신체적 변화로 겪게 되는 심리·정서적 혼란과 사회복귀의 어려움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하지만 이들의 재활을 돕는 공적 의료-복지 지원체계는 부실하다. 내일신문은 장애인들의 '재활지원을 강화하라'는 요구에 맞춰 대안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장애인의 만성질환 비율은 2017년 기준으로 전체 252만명 가운데 84.3%에 이른다. 비장애인의 46.5%보다 37.8%p 많이 발생했다. 장애 자체가 만성질환을 낳기도 하고 장애인의 신체활동 부족으로 인해 신체기능 저하와 고혈압 당뇨 증가에 악영향을 받은 결과로 알려져 있다.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에 따르면 장애인의 고혈압 유병률 47.8%은 비장애인의 경우 17.3%보다 30.5%p나 높다. 당뇨병 유병률은 장애인의 경우 27.9%로 비장애인의 경우 9.9%보다 18.0%p가 더 높다.

어깨 후면근과 견갑대 스트레칭. 사진 = 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박종혁 충북대의대 교수는 "장애인의 높은 만성질환율은 일상적인 건강생활관리 부족과 관련이 있다"며 "장애인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의 신체활동을 촉진하고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애유형별 운동프로그램 개발 필요 = 국내 장애인 10명 가운데 5명(47.9%)이 지체장애인에 속한다. 지체장애인은 신체기능의 부자유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운동으로 즐거움과 장애부위의 기능저하 예방과 잔존 기능 보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운동으로 인한 근력 증가는 신체의 균형을 가져다주고 휠체어 이동이나 보행과 같은 일상 활동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목 굴곡근/신전근 스트레칭. 사진 = 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하지만 지체장애인의 운동 참여율은 24.9%로 비장애인의 운동참여율 66.6%에 비해 크게 낮다. 접근하기 쉬운 운동시설과 운동프로그램, 그리고 전문지도자 등 부재로 운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활반경이 더 좁아지고 스포츠센터 체육시설 이용이 제한돼 기존에 이용하던 운동공간 활용도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장애인에 적합한 운동프로그램 보급과 자발적 운동 활성화'는 장애인의 재활에 필수 과제가 된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지난해 10월 발행한 '장애유형별 운동프로그램 개발 : 지체장애인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은 개인의 장애특성을 고려한 운동방법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시티드 앱도미널 컬. 사진 = 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지체장애인은 크게 절단장애 관절장애 지체기능장애 변형장애로 나뉜다. 손상정도와 잔존기능 정도가 차이날 수밖에 없다. 장애인에게 맞는 운동방법을 선택하기 위해 개인의 신체, 체력, 골격근의 움직임 정도, 통증 정도 등을 확인하고 앉기 서기 걷기 달리기 기능과 주요관절 활동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

운동지도사는 이런 진단 위에 맞춤형 스트레칭, 근력운동, 유산소 운동 등 종류를 안내해야 한다.

스트레칭은 관절가동 범위를 증가시키고 유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근육과 연결조직을 늘이는 과정으로 상지와 하지 스트레칭이 있다.

고관절 신전근과 무릎 굴곡근 스트레칭. 사진 = 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근력운동은 근육에 일정한 부하를 주는 운동을 점차 부하를 늘려가며 근골격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상지 하지 근력운동, 코어운동이 있다. 유산소운동은 산소를 섭취해 체내에 공급하며 탄수화물 지방 등 영양소를 연소 산화시켜 활동에너지를 만드는 운동으로 걷기 러닝 자전거 수영 등이 있다.

직접 운동지도사에 의해 운동시설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일상적으로 활성화돼야 한다.

김동호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장애인이 자기에 맞는 운동법을 익혀 아주 익숙해진 상태가 되기 전에는 운동지도사 안내로 안전한 상태에서 효과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며 "장애인 운동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회의 좋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쿠폰(바우처) 같은 지원 사업을 지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방문 운동지도 지원도 효과적 = 코로나19 유행상황이 지속되는 요즘 시설에 가지 못할 경우 집에서 혼자서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적절한 비대면 영상프로그램 보급도 필요하다.

영상프로그램을 제작 보급함에 있어 이용할 장애인의 요구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줌으로 운동을 안내하는 사례도 있는데 장애인들은 화면 속 운동지도자 안내에 따라 한정된 시간 속에서 순간순간 맞춰가며 익히기 쉽지 않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최근 영상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수집된 장애인들의 주요 요구를 살펴보면 장애인들은 여러 유형의 장애를 가진 모델들이 참여한 영상을 만든다면 운동 참여 동기 유발, 동질감 형성으로 운동의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애인 자가 운동 활성화를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경숙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은 "비대면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 혼자 운동하기는 어렵다"며 "장애인스포츠지도사를 가정에 파견해 운동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저소득장애인에게 월 8만원 최장 8개월 지원하는 장애인스포츠강좌 이용권지원사업을 시범운영했다. 2020년 정식 시행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장애인들의 참여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장애인이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후유증과 만성질환의 중증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및 일상신체활동 지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장애인건강주치의제도를 신속히 안착시키고 시군구 지역사회의 운동자원활용 방안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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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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