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토론 참여

법조인 꿈에 한발짝

"군포 청소년전설프로젝트를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올해 군포고등학교에 진학한 이가을(15·사진)양은 "'청소년전설프로젝트'에 참여한 지난 한해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양은 지난해 군포의왕지역청소년교육의회 활동을 하던 중 청소년전설프로젝트를 접하고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큰 기대감은 없었다. 기존에도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청소년 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려도 주어진 주제에 대해 얘기하면 그걸로 끝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뒤 곧바로 분석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고 토론 과정에서도 청소년들의 제안에 시와 관련기관의 '어른'들이 성실하게 응답해줬다. 이양은 "친구들과 우리 생각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것도 좋았지만 시청 관계자, 청소년재단에서 일하는 분들이 우리 의견에 대해 보완해서 이렇게 해보겠다는 등 답변을 들을 수 있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에게 '너희는 이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처음 받은 게 아니었지만 이양이 진정성 있는 답변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양은 "학교에선 안된다는 거부의 말만 전하고 왜 안되는지 타당한 이유를 듣지 못하는데 우리가 제안한 정책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졌고, 터무니 없는 제안에 대해서도 근거를 설명해줬기 때문에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어도 민주적이라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조사 분석결과를 통해 나와는 다른 생각, 소수 의견 등을 접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처한 처지와 상황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이양은 "어린 시절부터 수영선수로 활동해 체육시설에 관심이 많았는데 군포에 정식규격의 체육시설이 거의 없어 유소년 선수들이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얘기했더니 그런 줄 몰랐다는 반응이 많아 놀랐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양은 "대부분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이라 토론회 열기가 뜨거웠고 혼자보다 더 좋은 의견,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정책에 대한 근거를 조사하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은 군포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이양은 "어떤 점을 고치고 바꿀지 생각하고 얘기하다보니 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더불어 내가 어떻게 발전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양의 꿈은 법조인이다. 그는 "법조인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서로 화합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며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며 의견을 모아가는 이번 경험이 제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방자치 넘어 주민자치 시대로" 연재기사]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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