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회 새 모델로 평가

"매화동 주민자치 클러스터 사회적협동조합은 주민자치회가 하고자하는 일을 실행하기 위해 만든 주민 주주회사로 보면 됩니다. 우리가 꿈꾸는 모델은 주민이 만든 매화동 시설관리공단이라고 할 수 있죠."

윤봉한(사진) 시흥시 매화동 주민자치회장은 주민자치회 실행법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주민자치회가 동 주민의 대표기구로 각종 마을사업을 심의·의결하면, 실행법인은 이를 집행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이처럼 주민자치회와 사회적협동조합이 유기적 구조로 운영되면 결과적으로 주민자치 조직이 튼튼해지고 마을 성장의 동력도 확보할 것으로 윤 회장은 전망했다. 그는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마을의 공공서비스 업무를 직접 수행하면 자신이 마을의 주인임을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자치를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민자치회와 실행법인의 관계는

주민자치회가 할 일을 법적 지위를 갖춘 비영리법인을 통해 하는 것이니까 사실상 주민자치회를 법인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 주민자치회가 일반 단체가 아닌 법적 성격을 띤 조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위탁업무, 수익사업 등이 법적으로 가능해 주민 대상으로 공공일자리 창출, 지역 환원사업 등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법인은 독립돼 있지만 주민자치회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분기별로 사업보고를 하고 추가 사업을 할 경우 주민자치회 심의·의결을 받아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하려는 일을 법에 근거해 사업화, 체계화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우리가 꿈꾸는 모델은 주민이 대주주인 동 단위 시설관리공단 같은 모델이다. 행정안전부가 주민자치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해 최우수상을 줬는데 부담이 크다.

■실행법인은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우선 기존의 동네관리소가 해왔던 업무를 더 확대해 마을관리에 필요한 공공서비스 업무를 시에서 위탁받을 계획이다. 인력·교육·업무공간 등 법인의 준비정도에 따라 점차 늘려갈 생각이다. 어르신 케어사업도 중요한 사업이다. 법인을 만들면서 마을에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데 이분들을 마을에서 어떻게 장기적으로 잘 돌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다. 70세 이상 어르신들 중에 자리가 없어 노인정에 못가는 분들도 많다. 마을노인대학을 운영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맞벌이부부가 대부분인데 가장 큰 고민이 아이 돌봄이다. 돌봄 공간을 마련해 이웃 주민들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체계를 실행법인을 통해 마련할 생각이다.

■ 주민들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사회적 협동조합에 주민 누구나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 협동조합은 마을의 각종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비영리법인으로, 공공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수익이 나면 마을에 환원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천천히 가더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투명하게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주민참여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출발단계여서 선뜻 나서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많은 주민이 참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게 되려면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다. 시흥시는 주민자치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게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의지도 있다.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다.

["지방자치 넘어 주민자치 시대로" 연재기사]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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