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나누는 교육활동

변화하는 마을에 자신감

"고현마을학교 활동가가 되어보니 깨달은 것이 많습니다. 내가 사는 마을을 발전시키는 일을 오산시나 학교가 대신 해줄 수 없는 일이죠. 주민들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나설 때에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숙자(사진) 고현마을학교 활동가는 평범한 주부에서 마을교육공동체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변신했다. 평생교육사, 방과후지도사 등의 교육을 이수하며 활동역량을 키우고 다른 활동가들과 소통회의를 하며 이웃 마을의 사정까지 살필 수 있게 됐다. 양숙자 활동가는 무엇보다 자신이 배운 것을 이웃과 나누고, 그 이웃이 또 다른 이웃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하면 마을이 변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마을활동가로 참여하게 된 계기는.

아파트 주민들과 봉사단체를 꾸려 5~6년 간 활동했다. 환경정화 및 캠페인, 마을축제를 계획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마을활동가를 모집한다고 해 주변의 이웃들과 같이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참여하게 됐다. 활동가 양성과정 등 교육을 받고나니 마을의 발전을 위해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떤 활동을 주로 했나

활동가들 대부분이 방과후지도사, 평생교육사 등의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마을교육공동체에 필요한 과정이라면 원예심리, 책놀이, 보드게임 지도사 등 배움활동을 꾸준히 했다. '배워서 나누자'는 생각으로 활동가들이 따로 동아리를 결성해 공부하면서 마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재능기부를 통해 학교에서 교과연계 수업을 담당하기도 했다.

■보람을 느끼거나 힘들었던 점은

마음 맞는 분들과 활동가로 일하면서 서로에게 많이 배웠다. 돌봄교실은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 아이들을 위해 주민들이 먼저 제안했고 시와 학교가 지원해 마련됐다. 돌봄교사와 각종 프로그램도 주민이 맡아 진행하다보니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

고현마을학교의 성과를 공유하는 이웃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때 가장 뿌듯했다. 주민들 반응도 좋았고 내년에도 축제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았다. 목표한 뭔가를 이뤄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마을학교 일을 하면서 마을을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주민들의 역량에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산시가 도와줄 수는 있어도 대신 해줄 수 없지 않나.

■올해 활동계획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민들의 참여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마을 아이들을 어떻게 잘 돌볼 수 있을지 고민이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안정적,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유휴공간을 찾고 있다.

■주민들에게 바라는 점은

개인주의 성향의 주민들도 있겠지만 프로그램을 홍보하면 적극적으로 돕고 참여하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고현마을학교를 아는 분들도 많아졌다. 마을활동가나 마을교사로 참여하고 싶다거나 재능기부를 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고현마을학교의 문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열려 있다.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지방자치 넘어 주민자치 시대로" 연재기사]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