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박람회 최우수 사례

"성·나이 편향 극복 추진"

"주민자치회를 어떻게 동 주민 사이에 녹아들게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3삼3 모임'도 그런 과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재연(사진) 대덕구 송촌동 주민자치회장은 지난 2년간의 발전만큼 향후 주민자치회의 발전을 낙관했다. 그러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주권자인 주민이 스스로 다스린다'는 주민자치야말로 어떠한 가치보다 우선한다고 강조한다.

송촌동은 대덕구 12개 동 가운데 대표적인 아파트 촌이다. 인구는 2만7000여명으로 중산층과 젊은층이 모여 산다. 대덕구의 대표적인 신도심인 만큼 다양한 이해와 요구가 있다. 지난해 운영한 '3삼3 모임'에서 972개나 되는 마을의제가 나온 이유다.

■소규모 공론장의 상징이 된 '3삼3 모임'을 소개해달라.

어떻게 하면 주민들을 마을의 변화에 참여시킬지 고민했다. 특히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모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온라인도 논의에 한계가 있었다. 결국 3명의 송촌동 주민이 모여 3가지 주제를 3회에 걸쳐 이야기해보고 마을의제를 제출해보자는 '3삼3 모임' 아이디어가 나왔다. 3가지 주제는 '안전한·건강한·문화가 있는 송촌동'이다.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꼽혔는데.

코로나로 3주 정도 운영했지만 100개 모임에 360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여기에서 나온 마을의제가 972개에 달했다. 가족이 하나의 모임을 운영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을 위해 자치회에서 서로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처음하는 분들을 위해 자치위원들을 파견해 지원을 했다. 소규모로 운영하니 참여자들 모두 발언하고 고민도 깊어질 수 있었다. 지난해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주민자치분야에서 최우수 사례로 꼽혔는데 이런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주민들과 소통하려 한다.

■올해 추진하는 대표적인 사업은 무엇인가.

지난해 주민총회에서 결정하고 주민참여예산을 지원받는 '송촌체육공원 테마길 조성사업'이 있다. 동네 체육공원에 1㎞ 정도 길이 있는데 시기별 지형별로 다양한 길을 꾸미는 사업이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다시 주민들에게 직접 듣는 공론장을 운영해 결정할 예정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더디가더라도 밀어붙이는 방식은 안된다고 본다.

■이제 3년차인데 애로사항은 없나.

초등학생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게 주민자치회다. 하지만 50∼60대 여성층이 중심인 게 현실이다. 잘못하면 주민자치회가 전체 주민의 이해와 요구를 담는 게 아니라 편향된 시각을 담을 우려가 있다. 젊은 층을 최대한 받아들이기 위해 나이별 성별 쿼터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을 듣고 싶다.

학교 소방서 아파트단지 등 지역 각종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어 소통하는 체계를 갖추려 한다. 이들과 함께 한다면 주민자치회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자치위원의 역량강화와 단결을 위해 다양한 만남과 교육을 진행하려 한다. 일단 위원들부터 마음이 통해야 일도 된다.

["지방자치 넘어 주민자치 시대로" 연재기사]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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