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행복도시 '첫마을'

공무원·의회 권한 내려놔야

"한솔동은 이미 주민자치회가 출범하기 전부터 주민자치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던 곳입니다. 지금은 체계와 질서 등 형식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안신일(사진) 세종시 한솔동 주민자치회장의 말이다.

한솔동은 세종시에서 '첫마을'로 불린다. 실제 신도심 행복도시에 첫 번째로 들어선 마을이다.

인구는 1만9000여명으로 7개의 아파트단지와 1개의 단독주택단지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 세종시 행복도시 다른 동들이 분리해나갔다. 이 때문에 한솔동은 세종시 모든 문제와 해결의 '샘플'로도 불린다.

■'첫마을'이었던 만큼 초기 어려움이 컸을텐데.

2011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를 해보니 아파트만 있었다. 정주여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서울로, 대전으로 물건을 사러 다녔다. 여기에 아파트도 일부 하자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마음고생이 컸다. 주민들이 함께 모여 마을문제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마트 하나 생기고, 카페 하나 생길 때마다 모든 주민이 자신의 가게를 여는 것처럼 기뻐했다.

■초기 주민들이 이뤄낸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한솔동에만 복합커뮤니티센터(센터)가 2개다. 첫마을이라 첫 복컴이 생겼는데 이후 다른 동 센터와 비교하면 형편없이 작았다.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주민들이 모여 논의하고 의견을 모아 세종시에 해결을 요구했다. 결국 원래 센터 인근에 제2의 센터가 세워졌다. 공사비만 200억원이 넘는 규모였지만 이뤄냈다.

이 같은 성공한 경험이 이후 우리를 이끌었다고 본다. 2019년 첫 번째 주민총회때 동 인구가 1만9000여명인데 2200여명이 참여했다. 10%를 가뿐히 넘겼다. 이전부터 아파트별로 각각의 방식으로 투표해본 경험이 있던 만큼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다.

■올해 한솔동 마을사업을 소개해달라.

올해는 나눔복지사업과 통통 첫마을 벼룩시장을 진행하고 있다. 나눔복지사업은 지난 24일부터 65가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추장이나 반찬 등을 나누는 사업이다.

■주민자치회를 운영하며 어려움은 없었나.

아직 주민자치회의 포지션이 애매하다. 이게 현실이라고 본다. 아직도 지역 직능단체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주민 의결기구로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

지자체 공무원, 지방의회 모두 나아갈 방향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들 기관이 여전히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반기지만은 않는 분위기도 있다.

■주민자치에 대해 한 말씀.

주민자치를 민주주의의 꽃, 풀뿌리민주주의라고 부른다. 사실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지만 그동안 주권행사는 투표밖에 없었다. 마을과 지역을 바꾸는 주민자치가 진정한 민주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본다.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지방자치 넘어 주민자치 시대로" 연재기사]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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