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자 검거 3년새 68% 증가

판매상 검거는 오히려 감소

사정당국에 검거된 마약류사범이 최근 3년 사이 68% 가량 급증했지만 판매상 검거는 제자리 걸음이다. 마약류 유통방식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거래로 변화한 데 따른 것이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검거한 마약류 투약사범은 2018년 3862명에서 2021년 6477명으로 2615명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3440명을 기록해 최소한 지난해 수준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판매사범은 2018년 3063명에서 2021년 3016명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예년 수준인 1557명이 검거됐다.

최근 마약 투약사범을 검거하더라도 판매책이 함께 붙잡히는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판매상과 투약자가 다크웹이나 텔레그램과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접촉한 후 '던지기 수법'으로 전달하는 '비대면 거래'로 유통방식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던지기 수법'은 판매책이 마약을 특정 장소에 숨겨두면,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구매자와 판매자는 상대방 신원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지하철에 마약 구매자로 의심되는 20대 남성이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옆자리에 타고 있던 현직 판사가 남성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우연히 보게 됐다. 판사는 남성이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마약사범들의 은어를 사용하며 약속 장소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고 신고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에어컨 실외기 아래에 보관돼 있던 마약을 가져갈 때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소리 없이 다가온 '마약' " 연재기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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