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궤도수정 대신 오차수정"

"진보정당, 의석 연연한 연대 정치"

청년정치인이 진단한 각 당 현 주소

10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당산철교에서 바라본 국회와 올림픽대로.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차 시야가 희뿌옇다. 사진 이의종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경제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정치 또한 여야 진영대결로 전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내일신문은 창간 29년 기획으로 기로에 선 대한민국의 경제와 정치 상황을 3회에 걸쳐 전망한다. 우선 경제 분야에서는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짚어보고, 정치 분야는 세대교체의 주역인 청년들로부터 '한국정치의 미래'에 대해 들어본다.


정치권은 대선 이후 여야 없이 정당정치에 대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내일신문은 창간 29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여야 청년정치인들과 함께 각자 속한 정당 및 정당정치 일반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정치인들은 자신이 몸담은 정치·진영·정당을 향한 애증과 답답함을 거침없이 표했다.

국민의힘 소속 천하람 전남 순천시갑 당협위원장은 "집권세력이 됐지만 지향하는 바도, 철학도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새로운 가치와 세대교체가 대선 때 잠깐 떠오르다가 지금은 추억처럼 됐다"며 "뭘 하는 정당인지가 불분명해졌다"고 털어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은 "실패를 겪었지만 궤도를 바꿀 용기를 못 내고 있다"며 "대선에 지고도 '검경수사권만 잘 했어도' '김건희 건만 잘 했어도'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권 전 위원은 "'성 밖'에 있는 사람들을 안 만난다"며 "궤도수정을 해야 하는데 오차수정만 하려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청년녹색당 소속 신현정 공동위원장은 "그동안 (진보진영이) '연대의 정치'를 너무 이야기해온 게 아닌가 싶다"며 "선명하게 갈라치지 못하고, 스스로 색깔을 가지지 못하고 '(의석) 한 석은 있어야지' '뭉쳐야지'하다 보니 국민들에게는 피로감을 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청년정치인들은 현 정당정치 구조가 기득권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천 위원장은 "기초의원에 대한 당협위원장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며 "둘 사이의 주종관계 같은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스템에 의해 국회의원 공천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권 전 위원은 "민주당이 2010년 시민참여 배심원단이라는 걸 한 적이 있다"며 "왜 혁신공천을 하고 배심원단을 무작위로 뽑는 시도를 했던가를 다시 떠올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청년이 경제활동과 정치활동을 병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며 "정당이 그런 것들을 청년들에게 보장해줄 준비가 돼 있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역 중심의 선거제도가 현안이슈 중심으로 변해가는 시대와 맞지 않다고 입을 모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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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창간 29주년 기획] 위기의 대한민국, 기로에 서다" 연재기사]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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