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지분 직원에 배분, 차기 대표는 직원중에서

외국인 유학생 채용, 사내직원 전문가로 양성

중소기업계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출산고령화 흐름은 중소기업의 인력수급을 더 어렵게 한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인력난 해결에 혼신을 다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일부 중소기업들은 독특한 방법으로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은 저출산고령화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한결같이 "좋은 인력이 지속가능성의 척도이고 회사는 직원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직원 모두가 60세 이상 = 성남시 성남하이테크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이지(대표 김창일)는 스마트공장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용 실증장비 분야 국내 1위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구개발인력은 전체 임직원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아이지도 일반 기술벤처기업이 겪는 인력난을 겪었다. 하지만 과감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우선 공고와 전문대 졸업생을 채용해 일과 학습을 병행한다. 대학과 연계해 회사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발해 전문가로 양성했다. 사내에서는 선배 기술자들이 교육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분야별 고숙련 대학원 과정을 별도로 운영했다. 산업기능요원 편입을 통해 교육과정과 병역의무를 동시에 해결했다.

복리후생도 각별히 챙겼다. 김 대표는 창립때부터 회사주식을 독점하지 않고 전 임직원과 나눴다. 현재 임직원이 회사주식 35%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내 능력있는 직원에게 경영승계를 약속하고 차근히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회사는 소유하는 게 아니라 일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는 공간"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정년 퇴직한 기술자들이 모여 2014년 경남 창원에서 인생 2막을 열었다. 시니어 벤처기업 네오스(대표 김윤상)다. 창업당시 6명 직원 모두 60세 이상이다. 이들은 기계 화학 부품 등 각 분야에서 30~40년 경험을 쌓은 장인들이다.

김윤상 대표는 "대한민국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이들이 은퇴한 뒤 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시니어 창업에 도전했다"고 전했다. 네오스에는 정년이 없다. 손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같이 가기로 했다.

장인들은 첫 작품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이동형 절삭유탱크청소기'를 개발했다. 반응도 좋아 국내는 물론 중국 멕시코 등 수출도 물꼬를 텄다.

김윤상 대표는 "중소기업에서는 개인 역량만 있으면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라며 "고령화사회에서 퇴직 기술자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행복이 회사 경쟁력 =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서울F&B(대표 오덕근)는 국내 최대 유음료 생산기업이다. 우유 두유 커피 발효유 냉장주스 건강기능식품 등 450개 이상의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서울F&B는 수도권도 아니면서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없다. 강원도에서 아낌없는 복지제도와 우수한 근로여건을 갖춘 회사로 널리 알려진 덕이다.

회사내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은 한명도 없다. 대졸 신입직원 연봉이 3400만원 가량으로 대기업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회사 내 카페와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정규직이다. 회사 청소미화원들은 모두 촉탁사원이다. 작업위생복 세탁실 직원은 정년퇴직한 직원이 촉탁사원으로 계약해 담당하고 있다.

직원 출산자녀들을 위해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운영비용은 전액 회사가 부담하고 원장과 교사 13명 모두 회사 정규직원이다.

출산장려지원금의 경우 첫째는 80만원, 둘째는 530만원, 셋째는 1530만원, 넷째는 대학 등록금까지 지원한다. 셋째 이상은 매달 급여에 25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 다둥이 보육지원금, 효도지원금 등 다양하다.

오덕근 대표는 "사람중심과 근로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춰 경영하고 있다"면서 "직원 행복이 회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하이리움산업(대표 김서영)은 국내 최초로 액화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기술을 독자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하이리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액화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드론, 이동식 수소충전소, 수소모빌리티용 초경량 액화수소탱크 상용화에 성공했다. UAM(도심형항공모빌리티), 드론, 무인선박에 필요한 액화수소파워팩을 개발해 세계 유수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하이리움으로 기술력은 우수한 연구개발인력 덕이다. 연구개발인력 상당수는 국내 유수한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이다. 하이리움은 이들을 채용해 연구개발 등 부족한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김서영 대표는 "인력난에 시달렸는데 능력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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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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