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전망 BSI 갈수록 악화, 판매 부진·자금 경색

수출기업은 2년 만에 최악,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국내 기업의 체감경기가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와 수출 등 판매는 부진하고, 자금사정도 어려워지면서 대기업도 비상경영에 나서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2년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금도 어렵지만 앞으로는 더 힘들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현재 기업경영에 대한 체감지수를 알 수 있는 전산업 업황BSI는 75포인트로 전달(76)에 비해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달 업황BSI는 2020년 12월(75)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향후 기업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12월 전산업 업황 전망BSI는 74포인트로 지난달(76)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69포인트로 전달 전망에 비해 4포인트나 하락했다. 특히 중소기업(-7)과 수출기업(-5)이 향후 전망에 대해 더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기업의 업황전망BSI(67)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던 2020년 8월(68)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데는 고금리 등에 따른 급속한 자금경색과 내수 및 수출부진에 따른 판매문제 등 총체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결과 제조업의 경우 자금사정BSI(-3) 매출BSI(-1) 등의 12월 전망치가 모두 전달에 비해 후퇴했다. 경영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22.7%)과 원자재 가격상승(18.5%), 내수부진(11.4%) 등의 순으로 꼽았다.

한은은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11월 경제심리지수(ESI)가 전달보다 무려 4.1포인트 내린 91.4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은 기업통계팀 관계자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현재 업황실적과 향후 전망치 모두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의 12월 BSI를 조사한 결과 85.4로 2020년 10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왔으며, 자금사정과 내수 수출 재고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기업들은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생산비용 압박과 국내외 경기위축에 따른 매출감소 및 재고증가 어려움을 호소했다.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3분기말 재고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36.2%(43조9510억원) 증가했다.

한편 재계 5위 롯데그룹의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가 번지면서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비로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불끄기'에 나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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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감경기 2년 만에 최악

백만호 범현주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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