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대기 중이나 올해도 철회 잇따를 듯

상반기보다 하반기 … 시기 신중 검토해야

2023년에도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로 상장을 미뤘던 기업들이 다시 IPO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올해 공모주 시장도 작년 분위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대기하고 있지만 올해도 공모 포기 현상은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 IPO 규모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시장 회복을 기대하며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며 기업들의 IPO 진행이나 투자시기를 신중히 검토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코스닥, 10개 기업 수요예측 시작 … 코스피는 시기 탐색 중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티이엠씨와 한주라이트메탈(구 한주금속)이 이날부터 5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1월에는 총 8개(티이엠씨 한주라이트메탈 미래반도체 샌즈랩 오브젠 스튜디오미르 삼기이브이 꿈비) 기업이 IPO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2월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제이오 등 2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다만 아직 IPO 청구를 신청한 코스피 상장 예정기업은 없다. 작년 8월 상장 예비심사에 통과한 컬리는 오는 2월 안으로 상장을 마쳐야 하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시장 상황에 시기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LX 세미콘 등 다른 대어급 기업들도 이달 또는 상반기 중에는 공모 일정과 목표 시가총액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공모 철회를 한 일부 기업이 올해 1분기에 IPO 를 재추진할 예정이다. 이 기간 내 IPO 를 추진하지 많으면, 다시 재심사를 받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재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SSG닷컴과 CJ올리브영 등 지난해 상장을 포기한 기업들 일부도 잇단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직 IPO 청구를 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에는 상반기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면서 IPO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어 대어급 IPO 기업은 보수적인 접근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나스닥 추진 기업도 있어 변동성 커질 듯 =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IPO 예상 기업수를 10~15 개 수준으로 전망하며 과거 연간 17 개 종목에 비해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9개 보다는 소폭 증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공모금액은 5조~7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을 예상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및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산업 전반의 부진 우려감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코스피 IPO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일부 기업은 국내 코스피 시장이 아닌 나스닥 상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어 변동성 또한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닥 IPO 예상 기업은 약 110 ~ 120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IPO 공모 규모는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수준을 전망했다. 과거 연평균 83 개사, 과거 5년간 평균 97개사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다.

박 연구원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① 2차전지 수소연료전지 미디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의 신성장동력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지속되고 있고 ②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상장 문턱의 완화와 함께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③ 스팩(SPAC) 상장 기업이 증가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의 IPO 공모금액이 평균 수준을 소폭 상회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차전지, 반도체 등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상장으로 묵직한 코스닥 기업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 포기 현상 반복 = 다만 올해도 시장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공모 포기현상은 반복될 전망이다. 작년 IPO를 추진하다 철회 공시를 낸 기업은 13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각종 외적인 변수에 의해 부진했고, 또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추진 기업들이 시기를 조정하기 위해 공모 철회를 선택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각종 우려하는 변수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IPO 추진기업의 추진 시기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공모금액의 변동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대어급 IPO 기업의 상장 비중이 높아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경의 2023년 증시 전망" 연재기사]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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