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틀 연속 거래소 압수수색 … 업계 "내부 정보 제공 없다"

검찰이 이틀 연속 '거액 코인 투자' 논란이 되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 계좌를 압수수색하면서 사실상 게임 업계로 수사가 확대됐다는 평가다. 김 의원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코인 상당수가 게임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전날 김 의원이 대량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 발행사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에 대한 사기 및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고소 사건을 배당받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김남국 코인 의혹' 빗썸·업비트 압수수색 |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과 관련해 검찰이 15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를 압수수색했다. 법조계와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이날 빗썸과 업비트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내역 등을 확보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같은 날 형사6부는 김 의원이 코인을 거래한 코인거래소 빗썸과 카카오 블록체인 관련 계열사를 이틀째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압수한 내용을 토대로 회사가 무상으로 코인을 나눠주는 '에어드롭'으로 김 의원에게 코인을 지급한 사실과 관련해 위법성이 없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의원이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불공정 활동을 했는지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선 김 의원이 위믹스 9만7000여개를 사들인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의원이 매수한 때가 2021년 1월쯤이고 이 시기는 위믹스가 업비트에 상장되기 직전으로 이후 가격이 20배 가까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코인인 메콩코인은 김 의원이 4억원 가량에 매수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2월 이후 며칠 만에 가격이 3배 가까이 뛴 것으로 전해졌다.

코인업계의 클립지갑(카카오 계열사의 전자지갑 서비스) 분석에 따르면 김 의원은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2020년 발행한 P2E(게임으로 돈 벌기) 코인인 위믹스, 넷마블의 P2E 게임 코인인 마브렉스 젬허브, 카카오게임즈 보라, 메타콩즈 메타코인 등을 거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P2E 코인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보상으로 받은 사이버 머니 성격의 토큰으로 이를 다른 암호화폐와 바꾸는 과정을 거치면 현금으로 유동화할 수도 있다.

게임학회는 지난 10일 "P2E 게임에 대한 허용 요구가 작년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를 중심으로 계속 분출했다"며 "위믹스를 둘러싼 '이익 공동체'가 형성된 결과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코인 업계의 입법 로비설 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알려지지 않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거래에 활용했다 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행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은 자금세탁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코인 불공정거래와 처벌 규정을 담은 가상자산법은 현재 정무위원회 의결을 거쳤지만 본회의는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코인 업계는 사전 정보 제공을 부인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15일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넷마블 역시 "김 의원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사전 정보를 제공한 바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의원) 게임 관련 코인이 많다면 당연히 연관성에 대해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자금 출처의 위법성과 정보를 미리 알았는지, 이해충돌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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