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 한때 대피경보→해제 … 백악관 "도발 멈추고 대화 선택하라"

북한이 공개적으로 예고해온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실패했다고 밝히며 조만간 2차 발사를 예고했다.

북한 우주개발국은 31일 오전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1단 엔진이 분리된 뒤 2단 엔진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추진력을 잃고 서해상에 추락했다고 공개했다.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발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북한은 이 과정에서 군사정찰위성 1호의 이름이 '만리경-1호'이며 위성을 밀어올리는 로켓 추진체의 이름은 '천리마-1형'이라고 공개했다. 북한은 결함을 조사하고 대책을 강구해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시도가 실패로 끝난 직후 미국과 일본도 이를 확인하며 항의와 규탄 입장을 밝혔다.

미 백악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발사체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안보팀이 북한의 상황을 평가하는 한편,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외교의 문은 닫히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즉시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도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이 오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발사 실패를 확인하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중국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으로 날아오지 않았다"며 "자위대는 파괴조치 명령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북한의 인공위성이나 잔해물 등이 일본에 낙하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파괴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발령한 바 있다. 방위성은 또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비해 지난달 오키나와현 섬인 미야코지마, 이시가키지마, 요나구니지마에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 배치를 완료했다.

이날 북한의 '천리마-1호' 발사 직후 일본 정부는 오전 6시 30분께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오키나와현 주민들에게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피명령을 내렸다가 약 30분 뒤인 7시 4분께 해제했다.

AP, 로이터 등 주요 통신사도 합참 발표 등을 인용해 북한이 남쪽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긴급 타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로 한국과 일본의 일부 지역에 비상 경보와 대피 경보가 발령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오전 6시 32분께 수도 서울 전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고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경보를 발령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이후 알림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보가 실수로 전송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행정안전부가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이후 서울 전역의 휴대전화 등을 통해 전파된 긴급 경보를 언급하며 "서울시가 오전 6시41분에 발령한 경보는 오발령임을 알린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한 한국군의 발표 이후 일본이 이날 오전 오키나와에 미사일 경보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북한의 위성 발사는 미사일 시험 은폐로 간주돼 북한의 탄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날 '천리마-1형'을 발사한 것은 전날 군부 실세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1호를 "6월에 곧 발사할" 것이라 밝힌 것보다 빠른 시점이다. 리병철의 발언에 앞서 북한은 이달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계획을 일본과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했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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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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