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오전 사전 예고했던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위성을 탑재한 북한 우주발사체는 이번이 여섯 번째 시도로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후 7년만이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발사체 1발은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방 200여km 해상에 비정상적으로 낙하했다. 군은 낙하한 북한 발사체 잔해 수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수거에 성공하면 추진체 엔진의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북한은 이달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히면서 1단 로켓 낙하지점으로 '전북 군산 쪽에서 서해 멀리', 페어링(위성 덮개) 낙하지점으로 '제주도에서 서쪽으로 먼 해상', 2단 로켓 낙하지점으로 '필리핀 루손섬 동방 해상'을 지목했지만 이에 도달하지 못했다.

북한 역시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31일 6시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되였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어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한다"면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대응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잇따라 개최하면서 관련 상황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원들은 이번 발사가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발사되자 행정안전부는 백령도 일대에 공습경보를 발령하는 재난문자를 발송한 뒤 실제로 주민들을 대피시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역시 이날 오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시민들에게 대피를 유도하는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지만 행안부가 다시 "서울시가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해 출근과 등교를 앞둔 시민들에게 큰 혼선과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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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김신일 이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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