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택 당선인 “채상병·김건희 특검은 기조 유지 바람직”

곽규택 국민의힘 당선인(사진)의 정치 입문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검사 생활을 뒤로 하고 2016년 20대 총선, 2020년 21대 총선 때까지 출사표를 냈지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20대 총선 때는 정치신인으로서 당시 현역 의원과 호기롭게 경선에서 붙었다가 졌고, 21대 총선 때는 3자 경선 끝에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22대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번에도 쉬운 길이 아니었다. 3자 경선에서 과반 득표한 후보자가 없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결선까지 간 끝에 공천장을 거머쥘 수 있었다. 총선까지 한달도 남지 않은 3월 15일이었다.

본선 진출 후엔 정권심판론의 거센 바람을 맞으며 위기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곽 당선인은 “야권 200석 이야기까지 나오니까 부산 지역에서 보수결집이 실제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면서 “개헌 저지선을 확보해 준 부산 지역민들에게 고마움이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최형욱 전 동구청장과 맞붙은 본선에서 곽 후보는 57.95%의 득표율을 기록, 최 후보를 15.91%p차로 이겼다.

곽 당선인은 “야당이 정권심판론만 강조하면서 실제 부산지역민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산업은행 이전같은 문제를 도외시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지역 이슈를 계속 챙겨온 저에게 유권자들이 점수를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입당 때부터 따지면 9년 만에 국회에 입성한 만큼 곽 당선인은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그는 “21대 국회에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통과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1호 법안으로 다시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당선인 신분으로 낸 보도자료에서 부산의 3대 핵심 현안으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지목하고 조속한 처리와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곽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부산시민들이 이들 이슈들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22대 국회에서는 이 문제들을 최우선적으로 다루겠다”고 말했다.

총선 패배 후 여당이 가야 할 길은 ‘민생’뿐이라고 봤다. 곽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어떤 특정한 정치이슈 때문에 여당에 표를 안 줬다기보다는 민생이나 경제가 힘들었던 부분을 심판했다고 본다”면서 “정부와 여당이 갈 길은 물가라든지, 서민층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이라든지 무조건 민생 챙기기뿐”이라고 강조했다.

여야간에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채 상병·김건희 특검 등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당선인은 “총선 결과를 마치 그동안 야당이 밀어붙였던 법안을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것처럼 해석해선 안 된다”면서 “특검 법안 등에 대해선 기존 국민의힘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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