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신용등급도 '흔들'

올해 상반기에도 한국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영실적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실적악화로 생산가동률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부품 상장사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신용등급도 흔들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의존도, 진출지역에 따라 실적 차별화 확대 = 16일 내일신문이 분석한 자동차 부품 상장사 87곳(코스피 41개사, 코스닥 46개사)의 상반기 실적(연결기준)을 보면 매출금액은 전년 동기대비 1.8% 감소에 그쳤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6.5% 대폭 감소했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의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 5.33% 8.5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상황이다.

영업이익률은 3.3%로 전년 동기대비 -1.2%p 감소해 코스피 전체 상장사 9.13% 보다 5.83%p 차이가 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사들의 경우 현대차그룹 의존도,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진출 지역에 따라 실적차별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 대비 출하 실적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이고 판매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부품업체들의 저하된 수익구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내 부품사들의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낮게는 50% 내외, 높게는 90%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 실적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특히 부품사들의 현지 진출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시장의 부진이 부품사 전반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 대비 출하 실적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이고 판매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 부품사들의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품 상장사 실적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가동율이 떨어졌다는 점"이라며 "특히 현대차는 1,2,3공장을 지은 후 북경현대 4, 5공장까지 규모를 키웠고 협력업체들도 따라가 공장을 신설했지만 가동을 못하는 실정이라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직 완성차 업체의 가동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위기에 놓인 자동차 산업은 다시 한 번 커다란 구조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은 파산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경고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부품사들이 현대차 중국공장에 따라 나가 부품공장 신설에 대규모 투자를 했는데 중국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2년 연속 부진하면서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비 증가업체 실적 더 악화 = 한국기업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의 글로벌 생산규모에 대응하는 생산능력을 구축한 국내 부품산업의 공헌이익률은 11~20%(영업이익률 4~10%)로 가동률 하락 시 수익변동성 높은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완성차업체의 중국, 미국 판매 부진으로 부품업체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매출이 감소하는데다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업체 위주로 수익성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국내 부품업체들의 핵심수익기반인데 중국시장의 자동차 수요가 역성장하고 경쟁률이 치열하면서 회복세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고정비 증가업체의 실적 변동폭이 훨씬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연구원은 "실적변동 폭이 큰 업체들의 수익구조 악화는 공헌이익률 하락과 고정비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헌이익률 하락은 구형 모델용 부품 비중확대, 납품단가 인하, 원재료 가격상승 등에 기인하며 고정비율 상승은 멕시코공장, 북경현대 4, 5공장 등 생산기반확대에 대규모 투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 대비 출하 실적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이고 판매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부품사들의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들어서도 현대·기아차의 판매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부품사들이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극복이 어렵다면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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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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