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모치(Phoxinus phoxinus)는 유라시아 대륙의 북부에 분포하는 어종으로 유럽 시베리아 중국 북부 등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북한 동해안과 두만강 압록강, 남한의 남한강 상류 일부 지역과 삼척 오십천에만 불연속적으로 분포한다. 남한은 전세계적으로 서식지 남방한계선에 해당한다.


연준모치는 하천 최상류쪽에서 서식 밀도가 높고, 하류로 내려올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는 냉수성 어족인 본 종이 수온이 낮은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류부에 용천수가 형성되어 수온이 낮아지면 그 지역에만 점분포를 하기도 한다.

남한강 상류에서는 '금강모치'와, 삼척 오십천에서는 '버들개'와 유사한 점유율을 유지하며 같이 서식하는데, 이는 이들 물고기들의 생태적 지위가 비슷하고 서식지와 먹이자원을 잘 나누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공여울 조성공사장 바로 아래에서 확인한 연준모치. 산란기를 맞아 배가 불룩한 상태이다.

송호복(한국민물고기생태연구소 소장)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연준모치의 생식소 성숙도는 암수 모두 4월 초에 최대 정점에 이른다.

이후 5월까지 급격히 떨어지지만 8월까지 비교적 높은 값을 유지하는데, 이는 주 산란기에 산란에 참여하지 못한 미성숙 개체들이 가을철에 산란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준모치 산란기인 4월의 수온은 10~12℃로 이는 유럽 연준모치의 산란기 수온 11.2℃와 매우 유사하다. 연준모치의 산란장은 유속과 깊이가 어느 정도 있는 여울인데, 이는 잔자갈층 속 20cm 정도의 깊이에 산란한 알에 공급되는 신선한 물의 양을 늘리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차가운 호수나 연못 등에 서식하는 유럽 연준모치들도 산란기에는 유입 지류 또는 상류의 여울부나 호수 주변부의 자갈밭쪽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준모치의 남한 내 서식지는 모두 석회암지역의 차가운 용천수가 솟아나는 하천들이다. 지금까지 평창 기화천(창리천), 정선 여탄천, 정선 동대천, 삼척 오십천 4곳이 주 서식지로 확인됐다.

삼척 오십천의 경우 남한강 수계와 단절된 하천이지만 지하수계는 대이리 동굴군을 통해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강 본류 광동호(삼척시 하장면)에서 연준모치 채집기록이 있으니 이쪽 수계에서 지하수계를 통해 유입되었을 개연성이 크다.

이 4곳 가운데 가장 남쪽에 위치한 평창 기화천은 지금까지 확인된 세계 최남단 연준모치 서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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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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