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 비닐커터 등 장비 갖춰 … "변화하는 세상 경험"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축하는 공공도서관이 늘고 있다. 이용자들은 비닐커터를 이용해 종이를 잘라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고 3D 프린터를 통해 이름표를 제작한다. '작은 컴퓨터'로 불리는 아두이노(arduino) 보드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코딩으로 제어해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사용한다. 메이커스페이스는 직접 내 손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창의·융합 공간이다. 내일신문은 3회에 걸쳐 국내외 메이커스페이스를 소개하고 공공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의 방향성을 짚는다. <편집자주>

"아두이노 보드에 LCD 출력장치를 연결해 주세요."

22일 오전 9시 30분 과천정보과학도서관 2층 디지털창작소에서는 '공기청정기 제작과정' 4회차 중 3차시가 열렸다. 이날 학습할 내용은 LCD판넬에 글씨를 표시하기 위한 아두이노 프로그래밍(코딩)을 하는 것. 시민 10여명은 디지털창작소 한편에 마련된 '아두이노 키트'와 노트북을 챙겨 자리에 앉아 김대환 아토플래닛(주) 대표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작업을 시작했다. 아토플래닛(주)은 2014년부터 메이커스페이스에서 3D프린터·코딩 교육 콘텐츠를 기획, 보급하고 있다.

22일 오전 9시 30분 과천정보과학도서관 2층 디지털창작소에서는 '공기청정기 제작과정' 4회차 중 3차시가 열렸다. 사진 이의종


◆아두이노 프로그래밍하기 = 김 대표에 따르면 아두이노는 '작은 컴퓨터'다. 손바닥보다 작은 아두이노 보드를 활용하면 코딩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여러 부품을 제어할 수 있다. 시민들은 이를 실습하기 위해 케이블선으로 노트북과 아두이노 보드를 연결했다. 교육용 코딩 프로그램 '씽코딩'과 아두이노 보드가 연결된 것이다.

이어 시민들은 아두이노 보드와 LCD 판넬에 전선을 끼워 연결했다. 이제 노트북으로 코딩을 하면 LCD 판넬에 글씨가 흘러가게 할 수 있다.

기본적 준비가 끝나자 본격적으로 코딩이 시작됐다. 시민들은 씽코딩 프로그램에 'Setup'부터 하나씩 코딩을 해 나갔다.

김 대표는 시민들이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도록 쉽게 코딩을 설명했고 잘 모르는 시민들이 있으면 1:1로 지도했다. 시민들은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서로 알려주며 차근차근 코딩을 했다.

1시간여의 강의 끝에 LCD 판넬에 나타난 것은 'Hello, world! ABC'. 시민들은 스스로 글씨를 나타나게 했다는 생각에 뿌듯해했다. 사진 이의종

1시간여의 강의 끝에 LCD 판넬에 나타난 것은 'Hello, world! ABC'. 시민들은 스스로 글씨를 나타나게 했다는 생각에 뿌듯해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은 다음 시간에 아두이노 보드와 미세먼지 측정센서를 연결해 작동하는 법을 배워 공기청정기를 만든다.

백현숙(56)씨는 "과천과학관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알게 됐고 관련 프로그램이 가까이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집 근처 도서관에 관련 강의가 생겨 참가하고 있다"면서 "안 하던 것을 새롭게 하니 재미있고 변화하는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70곳 조성 = 과천정보과학도서관은 2018년 3월 메이커스페이스를 디지털창작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초등학생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교육, 장비활용능력교육, 시제품 제작교육 등 7개 분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1년 동안 672회 강좌를 개설, 5448명이 함께했다.

장비는 3D 프린터 10대, 비닐커터 5대, 공업용 재봉틀 3대, 3D펜 50여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3D 프린터와 비닐커터 등은 장비 교육을 받은 후 예약제로 사용하게 하고 있다. 모든 장비 이용, 교육은 무료로 진행된다.

3D 프린터는 공룡 모형을 만들고 있다. 사진 이의종

이미 80여명이 디지털창작소 회원으로 등록, 필요할 때마다 각종 장비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날 강의가 진행되는 중에도 한 회원이 작업하고 있는 3D 프린터는 공룡 모형을 만들기 위해 계속 작동하고 있었다.

한편 과천정보과학도서관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공모사업으로 추진한 '공공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우리동네 창작소) 시범운영' 사업(메이커스페이스 사업)에 선정돼 프로그램 기획 컨설팅, 프로그램 운영 강사 등을 지원받고 있다. 공기청정기 제작과정은 문체부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다.

문체부 사업을 통해 955명이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문체부는 올해까지 과천정보과학도서관을 포함, 공공도서관 3곳의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을 지원하고 2022년까지 공공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를 70개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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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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