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35개월간 의원 1인당 보좌진 평균 19명 채용

보좌진 교체빈도 천차만별 … 4.7개월~31.1개월까지

4급보좌관 평균 1년 4개월, 9급비서는 평균 10개월마다 교체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는 현재 298명의 국회의원과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2400명 가량의 보좌진이 지내고 있다. 보좌진은 그 역할의 중요성과 직업적 관심 못지않게 열악하고 불안정한 고용·근로조건이 자주 지적된다.
내일신문은 20대 국회의원 보좌진 전원의 임면현황 자료를 입수, 이들의 고용실태를 분석하고 원인과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패스트트랙 막는 데 동원된 보좌진│패스트트랙 막는 데 동원된 보좌진 선거제·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처리를 놓고 여야의 극심한 대치가 지난 4월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가운데 법안 접수처인 국회 의안과의 문이 심하게 부서져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법안의 접수와 특별위원회 개최를 막기 위해 보좌진이 대거 동원돼 전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일부 보좌진은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국회의원이 자신의 활동을 지원하는 보좌진(정원 8명)을 전원 물갈이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평균 1년2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스로를 '파리목숨'이라고 일컫는 보좌진들의 자조가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내일신문은 국회사무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대 국회의원 전원의 보좌진 임면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이 중 지방선거 당선, 의원직 상실 확정판결 등으로 배지를 내려놓은 경우를 제외하고 현재 활동 중인 의원 298명을 추려 급수별 보좌진 채용실태를 파악했다.

분석결과 국회의원들은 20대 국회가 개원한 2016년 5월 30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35개월간 5877명의 보좌진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 1인당 19.7명이다.

의원실 한 곳 당 보좌진 정원(인턴 제외 8명)의 2배 이상 채용이 이뤄졌다. 정원 이상의 채용은 교체(이직)를 뜻한다. 정원 규모의 채용이 추가로 이뤄졌다는 것은 한 의원실 전체 규모의 보좌진이 교체됐다는 뜻이다.

의원실 전체 규모의 '물갈이'가 이뤄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년 2개월(14.2개월)이었다.

급수별로 살펴보면 가장 경력이 적은 9급비서(정원 1명)가 1년 미만인 10.1개월마다 채용돼 교체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6급비서(정원 1명)가 12.8개월 △7급비서(정원 1명) 13.2개월 △5급 비서관(정원 2명) 14.4개월 △4급 보좌관(정원 2명) 16.9개월 순이었다.

8급 비서관(정원 1명)은 교체 빈도가 18개월로 가장 낮았다. 9급비서 또는 옛 인턴직원 중 승진해 의원실에 안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의원실 중 가장 보좌진 교체가 잦은 곳은 한국당 소속 P 의원실이었다. P 의원실은 4.7개월 마다 보좌진 전체 규모의 채용이 이뤄졌다. 4급보좌관이 채용주기가 7.7개월로 가장 길었고, 6급비서는 2.9개월로 가장 짧았다.

같은 당 소속 S 의원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Y 의원실이 뒤를 이었다. S 의원실은 5개월마다, Y 의원실은 5.6개월 마다 보좌진 정원 규모의 채용이 이뤄졌다. 두 의원실 모두 9급비서 교체가 각각 3.5개월, 4.3개월마다 이뤄져 빈도가 가장 높았고 8급비서는 주기가 각각 7개월, 8.7개월로 가장 길었다.

반대로 보좌진 교체가 가장 더딘 곳은 민주당 소속 K·L 의원실로 나타났다. 두 의원은 20대 국회 출범 후 35개월간 9명을 채용했다. 교체주기로 환산하면 31.1개월에 달한다.

국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보좌진의 이직이 잦다고 무조건 나쁘다거나 이직(교체)이 뜸하다고 다 좋게 볼 수는 없다. 국회는 경력이 찬 보좌진이 승진을 위해 의원실을 옮기는 관행이 일반적이다. 다선 의원들이 원내에 갓 진입한 초선 의원들의 업무적응을 위해 자신의 보좌진을 '이적'시키는 경우나 내부승진으로 인해 '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의정활동에 적극적인 의원이 새로운 인재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 역시 탓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평균적인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교체가 잦은 경우에는 이런 관행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는 게 보좌진들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20대 국회 보좌진 현황 전수조사] 평균 1년 2개월 만에 교체, 고용불안 단면
"면직예고, 자율적으로 안되나" … "안 되니까 법안 만들자"
바로잡습니다_2019062502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한다는 것 연재기사]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