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안에 구매 < 공유"

올해 국내 5000억원 시장

'개인끼리 공유' 방식진화

"차, 왜 삽니까. 함께 나눠야죠."

머잖아 사람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법한 말이다.

구매하지 않고 택시처럼 필요할 때 불러 타는 '차량공유경제'. 자동차 소유방식 패러다임을 바꿀 차량공유경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업형 차량공유 플랫폼 '우버' '쏘카'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완성차업계도 차량공유경제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월 선보인 현대차그룹 셀렉션(Hyundai Selection)이 대표적이다. 운전자가 직접 찾아가는 게 아니라 서울 전 지역 중 원하는 곳으로 차를 직접 배달해 준다. 덕분에 돈을 내고 빌리는 게 아니라 매번 새로 구매한 차를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보혐료 납부, 차량 관리도 빌려준 곳 몫이다. 차량 교체는 최대 월 2회까지, 당사자 외 1명을 더 운전자로 등록할 수 있다.

차량공유경제는 이제 개인끼리 차를 나눠 탈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서 유행하고 있는 튜로(Turo)는 개인 보유자동차를 서로 빌릴 수 있게 중개하는 플랫폼. 이웃 차를 빌리는 방식이다. 차 주인은 부수입을 올려 할부금을 충당할 수 있다. 이용자는 렌터카보다 싼 가격으로 차를 빌릴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튜로는 지난해 매출 2억5000만달러(2914억원)를 올렸다.

지금까지 4억4000만달러(5127억원)를 투자 받았다. 한국기업 SK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차량공유경제 미래는 밝은 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에 따르면 차량공유경제 세계시장 규모는 2015년 11억달러에서 2024년 65억달러로 6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시장 규모 역시 2016년 1000억원에서 2020년 5000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 시각도 다르지 않다. 내일신문 전문가 여론조사 결과 60%(12명)가 국내 차시장에서 공유경제가 보편화될 것으로 봤다. 시기도 11~15년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6~10년(6명)이다. 종합하면 15년 안에 자동차를 구매하기보다 공유하려는 소비자가 더 많아질 것이란 의미로 읽힌다. 다만,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건 아니다. 전문가 40%는 당장엔 차량 공유경제 보편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공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7명)을 보편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내 차'라는 소유의 감정이 문제다. 아직까지 운전자 상당수는 단순히 이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차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내차'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법과 제도가 미비한 점(3명)도 차량공유경제 정주행을 막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단, 기술적인 한계를 꼽은 전문가는 없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등 기술의 발달은 차량공유경제를 확산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공유 자동차를 타면서 '내 차'라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탑승한 사용자에 맞춰서 실내 환경을 조절하는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을 정도다. 지문을 이용해 시동을 걸고 차량 내부의 온도나 좋아하는 음악, 조명 등을 알아서 맞춰주는 서비스가 곧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엔 생체인식기술에 '딥러닝'을 더해 차량이 운전자 감정을 확인하고 생체정보를 읽은 뒤 오디오나 조명, 온도 등 실내 환경을 제어하는 기술까지 연구되고 있다. 기술의 진화가 차량공유경제 '정주행'을 가능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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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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