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부모연대 노원지회 김미진 회장의 아들은 특수학급이 있는 초등학교를 다녔다.

많은 장애아 부모들은 초등학교는 평생 친구를 만드는 공간으로 생각해 일반학교를 보낸다. 중학교 때부터는 고등학교와 대학과정인 전공과까지 모두 개설된 특수학교에 다녔고 현재는 어엿한 직장인으로 생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비교적 잘 적응하던 아이가 중학교 진학을 앞둔 시점에 고민이 찾아왔다.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장애아 부모들은 일반 학교로 보낼지, 특수학교로 보낼지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을 해요. 아이 성향이 그때 결정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초등 4학년까지는 교과를 그래도 잘 따라가던 저희 아이도 어느 순간부터 그 수준에 머물러 버리니까 스트레스를 받고 저도 아이를 가르치는 데 한계가 오더라고요."

초등학교 통합학급으로 아이를 보내던 부모의 대략 70~80%는 중학교부터는 눈높이 수업이 가능한 특수학교로 보내려고 한다. 김 회장이 아들을 특수학교에 보낸 것도 담임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우리 아이가 특수학교에 가면 더 힘든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입학하고 첫 학기에는 손등에 침을 바르고 손을 툭툭 치는 등 중증 장애인이 하는 행동을 따라했어요. 그건 안 좋은 행동이라는 걸 깨닫게 된 아이는 그 이후부터 자기보다 중한 장애인을 고3이 될 때까지 그림자처럼 도와주었죠. 나도 장애가 있지만 더 중증인 친구를 도와주는 게 이렇게 뿌듯한 거구나 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지더라고요."

장애 정도에 따라 어느 학교를 선택하는지는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다. 김 회장은 특수학교를 선택했지만,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이 더 많이 개설되는 점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

장애 학생들에게는 비장애 학생들과 공유할 기억이 생기고, 비장애인 친구들에게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가랑비에 옷 젖듯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장애 학생 교육과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물었다.

"장애 학생들을 이해하고 지도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교사들이 많이 보강되었으면 좋겠고요. 또 졸업 후에도 공부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평생교육센터가 지역에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조진경 리포터 jinjing87@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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