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조례 제정

공립학교 특수학급 의무화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특수학급을 둔 초등학교는 440개(72.5%), 중학교는 201개(52.1%), 고등학교는 88개(27.5%)로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적어진다.

초등학교 통합교육. 특수교사와 일반학교 교사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소통과정을 교과목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 사진 교육부


서울 시내 특수학교는 모두 32개다. 특수학교에서는 학생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 많은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장애인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25개 자치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몇년 전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다시피 해서 생긴 강서구의 서진학교 사례만 봐도 지역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지역에 특수학교가 없어서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다른 구의 학교로 통학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2019년 '서울시교육청 특수학급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상황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조례 공포 이후 '특수학급 설치 확대 추진 계획'을 발표해 교육(지원)청별로 단 1명이라도 특수교육 수요자가 있는 공립학교는 특수학급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감소영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 장학사는 "특수학교는 장애 유형별로 차이가 있고 학급 정원이 정해져 있어 원하는 학생들을 다 받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조례가 제정되면서 일반학교에서 특수학급을 만들기가 더 쉬워져 장애 학생이 근거리에 있는 학교로 갈 수 있게 됐다. 특수학급 개설을 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공립고에서는 최대한 개설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1학년 1학기부터 3곳의 고등학교에 특수학급이 신설돼 통합교육이 시작됐다. 공립고인 개포고와 노원고 외에 사립고인 문일고가 포함됐다. 서울 사립고에서 특수학급이 개설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현재 특수학급이 있는 사립고는 전체 200곳 중 11곳에 불과하다.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한 사립고 교감은 "특수학급이 생기면 일이 많이 늘어난다. 특수교육 교사도 선발해야 하고 시설도 충당해야 하니까 학교는 힘들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비장애 학생들만 가르쳐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장애 학생들을 배려하고 돌보는 것도 학교가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더 많은 사립고에 특수학급을 개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6~7월 사이 진학희망 수요조사를 하고 강동구와 공립고가 없는 마포구에 특수학급 1곳씩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진경 리포터 jinjing87@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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