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토론회 영향력 급증 … 토론능력 중요성 부각

전국 순회보다 토론 횟수 확대, 프로그램 개발에도 주력

토론 배틀 등 유튜브 통해 확산, '새로운 선거문화' 변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선거가 세 번째 이뤄질 전망이다. 2020년 총선과 2021년 재보궐선거에 이어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도 코로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화하는 민주당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과 위원들│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에 앞서 이상민(가운데) 선관위원장과 정춘숙 부위원장, 서삼석 위원 등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비대면에서는 후보 인물과 구도도 중요하지만 방송사와 함께하는 TV토론회의 토론 내용·방식과 당내 프로그램 기획 역시 흥행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당원으로 제한하지 않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선거권을 주는 국민경선제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원 중심의 지역순회연설회보다는 TV토론회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토론비중이 커지고 토론 능력이 지지율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16일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번 대선 경선에서는 토론회를 15회 이상 하려고 한다"면서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으로 하기 때문에 유튜브나 TV 등을 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선 일정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1주일에 2회 정도 토론전이 펼쳐진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토론 내용도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으며 각 토론 때마다 외교, 경제, 사회 등 분야를 정해놓아 유권자들이 잘 선택할 수 있는 심도 있는 토론이 되도록 할 생각"이라고 했다.

◆여당, 국민경선단 순차 투표 = 민주당은 지난 예비경선에서도 TV토론을 애초 계획했던 2회에서 4회로 늘려잡았고 '독한 질문' '독한 면접' '언팩쇼' 등 당내 이벤트를 3회나 펼쳐냈다. 후보들을 취업준비생으로 전환시켜 기자뿐만 아니라 질문 패널단이 기다리는 '독한 면접' 속에 집어넣기도 했다. 국민평가단이 현장에서 점수를 매개 공개하는 장치도 마련됐다.

이 위원장은 "지방순회는 당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그것마저 몇 명만 앉아 있고 나머지는 모두 유튜브로 중계된다"면서 "국민경선을 하는 입장에서는 지방순회보다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나 TV토론이 훨씬 유용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헌당규를 통해 '국민경선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예비경선에서는 당원과 일반국민 여론을 50% 대 50%씩 배합했다. 본경선은 당원, 일반국민에게 모두 한 표씩 주기로 하고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1차 모집에서 76만73명이 참여했다. 민주당은 3차 모집까지 200만명을 기대하고 있다. 투표와 발표를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슈퍼위크' 방식도 채택됐다.

1차 선거인단 투표결과는 8월 15일에 강원도에서 발표하고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8월 29일에 인천에서, 3차 선거인단 투표결과는 9월 5일에 서울에서 개표, 공개한다.

◆캠프, 토론 등 온라인대응 강화 = 국민의힘 역시 국민경선으로 경선을 치른다. 당헌에 따라 당원 50%·일반국민 50% '경선 룰'이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당원투표의 비중을 낮추고 일반국민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당 밖에도 유력주자가 있는 만큼 당 조직이 없어도 도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민심이 직접 반영돼서 선택될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들어가 있다.

당원 중심에서 일반국민 중심으로 투표 비중이 옮겨가면 조직력보다는 인지도가 승패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또 후보 압축과정에서 토너먼트 예비경선와 토론배틀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강전'까지 토너먼트식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비대면 국면에서는 TV토론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는 토론능력이 매우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집회를 통해 한방향으로 국민들을 만났던 시대엔 웅변력과 호소력이 절실했고 당원 중심의 선거에서는 조직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비대면에서는 토론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리더십, 다른 후보에 대한 태도와 정치 철학 등 국정수행 능력, 정책의 준비된 정도, 상대방의 비판에 대응하는 자세 등이 다양하게 검증되고 있다. 특히 토론은 유튜브로 무한 반복, 무한 확산이가능해 파급효과 역시 크게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후보진영에서는 토론준비, 네거티브 대응 등 온라인 선거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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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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