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친화 기업문화 구축

여성 직원 근무환경 개선

국내 주요 전자·IT기업들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자 재고용과 여성 직원 근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KT 등 주요 기업들은 업무 관련 전문역량을 갖고 있는 퇴직자들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우수인력이 정년 이후에도 더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시니어 트랙'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정년이후 근무 프로그램 시니어트랙 운영 = 시니어 트랙 대상자는 고성과자와 명장, 소프트웨어 엑스퍼트(삼성전자 내부 평가를 거친 SW 전문가) 등이다. 정년을 맞이한 직원이 시니어 트랙을 신청하면 회사 평가위원회를 열어 심사한다. 이 과정을 거친 후 해당자는 정년퇴임일 이후 재계약을 실시해 계속 근무하는 형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우수한 기술 전문가가 정년인 60세가 지나도 계속 근무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전문가 제도를 도입했다. 또 임원들은 퇴직 후 사내 대학에서 전문교수진으로 활동하며 자신이 보유한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있다. 회사내에서 쌓은 전문지식을 정년이후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LG전자는 특화된 기술력 보유자를 비롯한 우수 인재의 경우 정년 이후에도 컨설팅 계약을 통해 자문역할을 맡기고 있다.

KT는 만 60세 이상 정년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컨설턴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업무 관련 전문역량을 보유한 인력의 사내 재고용 시스템이다. KT는 2018년부터 시행한 시니어컨설턴트 제도를 통해 현재까지 400여명의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했다. 또 올해부터는 60세 이상 퇴직자 중 약 800여명을 그룹사 '안전보조원'으로 채용해 안전사고 예방에 투입할 방침이다.

◆기업, 난임부터 출산·육아까지 제도 개선나서 = 전자·IT 기업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3월말 SK하이닉스 출범 10주년 행사에서 "가족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구성원 가족과 함께하는 글로벌 초일류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사회적 난제에 하나 도전하라고 한다면 저출산에 대한 것이고, 회사 구성원의 출산율을 올린다면 사회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 선언후 SK하이닉스는 난임 휴가를 기존 3일에서 5일로 늘리고 모두 유급으로 변경했다. 또 난임 관련 시술비를 횟수 무제한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이 외에 임산부와 신생아를 위한 필수품을 제공하는 '임신 축하 패키지'를 만들었고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을 부분에서 임신 전 기간으로 변경했다.

KT도 여성이 일과 가정 양립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임신기 출산기 집중육아기 양육기 등 여성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케어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임신기에는 의료비 지원, 태아검진휴가, 난임치료휴가, 단축근무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출산기에는 산전후 휴가와 출산 지원금을 제공한다. 또한 집중 육아기에는 최대 2년간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한편, 양육기에는 근로시간 단축, 직장보육시설 이용,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올해부터 임직원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이 외에도 최대 6개월의 임신 휴직, 급여 차감 없는 임신부 근로시간 단축제, 임신 중 검진 휴가 제도 등 모성보호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내일신문이 국내 전자·IT 기업을 대상으로 저출산고령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기업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23개 가운데 11개사(47.8%)가 저출산고령화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50.5%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한 대기업·중견기업 전체 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이다. 영향받는 분야는 '인력 수급 어려움'이 가장 많았고 '시장변화에 따른 사업환경 변화'가 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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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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