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병원은 노쇠한 노인들의 건강를 회복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며 고령친화병원으로 탈바꿈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원장원 경희대병원 교수에 따르면 기존의 병원은 노인에게 불리한 요소가 많다. 현재 많은 급성기 병원들은 급성기 질환과 기능이 좋은 사람들을 위해 설계된 시설들이며 기능이 떨어져 있고 노쇠한 노인들에게는 부적절하거나 심지어 해치울 수도 있는 시설과 의료시스템을 갖고 있다.

노쇠한 노인이 입원하게 되면 입원 기간 동안에 기능 감퇴와 낙상 욕창 섬망같은 합병증의 위험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노인들은 젊은이에 비해 여러 질환이나 장애가 동반되어 있으며 각 신체의 기능이 감소되어 있어서 급성기 질환에서 회복하는데 더 오래 걸리고 회복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노인이 급성기 병원에 노인이 10∼14일 입원하면 3명 중 1명 꼴로 1개 이상의 일상생활기능 상실이 초래된다고 알려져 있다.

노인환자 25%는 입원 10∼14일 후에 인지기능이 감소하며 20∼25%는 퇴원 후에 정서 장애(주로 우울증과 불안증)를 경험한다. 또 20∼40%는 영양 상태가 입원 전보다 나빠진다. 이는 퇴원 후에 낙상 위험을 크게 만들고 결국 재입원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병원에서 질병 자체는 치료를 열심히 하지만 신체 재활을 비롯한 노인의 다양한 기능 회복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급성기 병원에 입원하는 70세 이상 환자의 40%가 노쇠한 노인이다. 노쇠한 노인은 여러 장기의 기능이 떨어져 있고 잘 회복이 되지 않고 장애 상태로 넘어지기 쉬운 환자들이다.

기존 급성기 병원은 노인환자가 입원하면 거의 대부분 '침상안정'을 지시하고 환자를 침상에 누워있게 할 뿐 일상생활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에는 관심이 적다.

원 교수는 "외국에서는 급성기병원을 고령친화병원으로 탈바꿈하는 노력이 자생적으로 혹은 정부의 정책에 의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퀘벡 주 보건부에서는 퀘벡 주의 모든 병원이 고령친화적인 방식을 수용하는 것을 강제화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고령친화병원에 대한 국가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대만도 정부가 장려해 100 여개의 병원이 고령친화병원으로 인증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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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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